광화문으로 몰려든 '태극기 부대'들... 작년 광복절과 달리 충돌 없어

입력
2022.08.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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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로·숭례문 일대 경찰 추산 2만 명 집결
차벽 세워 원천 봉쇄한 지난해와 분위기 달라
극심한 교통체증, 광화문광장 이용 시민 불편

보수단체들이 15일 광복절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집회가 원천 봉쇄된 지난해와 달리 대규모 인파가 몰렸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여러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세종대로, 대한문, 숭례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세종대로 초입부터 서울시의회까지 4개 차로를 차지하고 찬송가를 불렀고, 우리공화당은 옛 삼성 본관에서 숭례문까지 행진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모임인 대윤회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집회를 주도한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도 거리로 나왔다. 경찰은 2만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대부분 참석자들은 문재인 정부 비판에 주력했다. “좌파를 몰아내야 한다” “4ㆍ15 부정선거를 다시 조사해야 한다” 등 전임 정부를 겨냥해 구호를 외쳤다. 국본은 1974년 광복절 행사장에서 피격 사망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를 추모하기도 했다.

올해 광복절은 경찰이 집회를 전면 금지한 지난해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당시 경찰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1인 시위 외 모든 집회를 금지했다. 2020년 열린 광복절 태극기 집회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여파였다. 전 목사 등 일부 보수세력이 집회를 강행하려 했지만, 경찰은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 차벽과 펜스를 세워 현장을 통제했고, 차량 검문까지 실시했다. 이날 자유통일당 집회에 참석한 이모(68)씨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기분이 좋다”면서도 “경찰이 세종대로를 다 막아줬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다”라고 말했다.

궂은 날씨와 진보단체 행사가 없었던 탓인지 별다른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았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오후 3시쯤 연단에 오르려다 몽둥이를 든 중년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것이 거의 유일한 잡음이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단체들은 13일 일찌감치 광복절 기념 집회나 시위를 마무리했다. 광복 77주년 8ㆍ15 자주평화통일대회 추진위원회, 민주노총 등은 당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어 “평화를 위해 한미군사훈련을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다만 집회 인원에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까지 몰려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집회가 금지된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자 통행을 차단했고, 이로 인해 광장 나들이를 즐기려던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한 오후 3시 40분부터 시청교차로~세종대로 사거리 전 구간 등에서 차량이 통제됐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에 따르면 오후 5시 기준 서울 도심 평균 차량 통행속도는 15.7㎞를 기록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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