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모토로라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대놓고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4', '갤럭시Z폴드4'를 견제하고 나섰다. 이 두 업체는 삼성전자가 새 제품을 공개한 다음 날 경쟁 제품을 출시하면서 폴더블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빼앗아가겠다는 의도를 확실히 보여줬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오후 7시(현지시간) 중국에서 신제품 '샤오미 믹스 폴드2'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4'와 마찬가지로 옆으로 펼치는 폴더블폰인 만큼 외신에서는 두 제품을 비교해 주목하고 있다. 우선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두 제품 모두 퀄컴 최신 AP인 '스냅드래곤8 플러스(+) 젠1'이 적용됐다.
화면은 믹스 폴드2가 더 크다. 샤오미 제품은 내부 디스플레이가 8.02인치, 외부 디스플레이는 6.56인치인 반면 갤럭시Z폴드4는 내부 7.6인치, 외부 6.2인치다. 카메라는 독일의 라이카와 협업한 5,0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1,300만 화소 초광각 센서, 2배 광학 줌 기능이 있는 800만 화소 망원 센서가 들어가 갤럭시Z폴드4와 비슷한 사양을 갖췄다.
폴더블폰 사용성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두께의 경우 믹스 폴드2가 갤럭시Z폴드4보다 30%가량 얇다. 믹스 폴드2를 펼쳤을 때 두께는 갤럭시Z폴드4(6.3mm) 보다 얇은 5.4mm다. 접었을 때 두께 역시 11.2mm로, 갤럭시Z폴드4(14.2mm)보다 얇다. 무게는 두 제품 모두 263g으로 같다. 배터리 용량 역시 샤오미가 4,500밀리암페어아워(mAh)로 갤럭시Z폴드4(4400mAh)보다 약간 많고, 충전 속도는 67와트(W)로 갤럭시Z폴드4(25W)보다 낫다. 가격도 8,999위안(약 174만 원)부터 시작해 가장 싼 모델이 199만8,700원인 갤럭시Z폴드4보다 저렴하다.
유명 IT 팁스터(정보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는 "이렇게 얇은 휴대폰이 4,500mAh 배터리를 가진 데다 65W 충전 속도를 지원하고 40분 만에 완전히 충전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놀랍다"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이 '믹스 폴드2'를 꼭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토로라 역시 샤오미와 같은 날 폴더블폰 신제품 '레이저 2022'를 공개했다. 모토로라는 2015년 중국 가전업체 레노버에 인수된 중국 스마트폰 기업이다. 이 제품은 옆으로 펼치는 폴더블폰으로 '갤럭시Z플립4'를 겨냥했다.
레이저 2022는 내부 6.7인치 디스플레이와 외부 2.7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다. 갤럭시Z플립4와 비교하면 내부 화면 크기는 같지만 외부 디스플레이(1.9인치)가 더 크다. AP 역시 갤럭시Z플립4와 마찬가지로 퀄컴 스냅드래곤8+ 젠1이 적용됐다.
카메라 성능은 갤럭시Z플립4보다 낫다. 전면에는 3,200만 화소 카메라가, 본체 뒷면에는 듀얼 카메라가 각각 배치됐다. 듀얼 카메라는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1,3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구성이다. 갤럭시Z플립4는 10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초광각, 1200만 화소 듀얼 픽셀 카메라가 탑재됐다. 가격 역시 890달러부터 시작해 갤럭시Z플립4(999달러) 대비 경쟁력이 있다.
다만 두 제품 모두 중국에서만 판매된다. 아직까지 두 회사는 해외 출시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중 갈등의 여파로 해석된다. 이에 실질적으로 삼성전자 제품과 중국산 폴더블폰이 경쟁을 벌이는 데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스마트폰 성능은 소프트웨어(SW), 운영 체제와 최적화, 유저인터페이스(UI) 등 다양한 요소에 좌우되는 만큼 사양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벌써 네 번째 폴더블폰을 선보인 만큼 접힘부분(힌지) 등의 내구성에서도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젠 팍 카운터포인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폴더블폰은 삼성이 처음부터 시장을 주도해 왔고 당분간 그 지배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화웨이, 오포, 샤오미, 비보는 모두 새로운 폴더블을 선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중국 시장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