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약탈자 프레데터가 코만치족과 싸운다고?

입력
2022.08.13 10:00
19면
디즈니플러스 영화 '프레이'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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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1부작 | 18세 이상

20세기 끝자락서 인기를 얻은 시리즈였다. 당대 최고의 액션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주연한 ‘프레데터’(1987)에 이어 ‘프레데터2’(1990)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무시무시한 외모에 무지막지한 전투력을 지닌 외계인 프레데터는 관객에게 가공할 공포를 안겨줄 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대중의 관심은 식었다. ‘에이리언 VS. 프레데터’(2004)가 만들어지고, ‘더 프레데터’(2018)로 부활을 노렸으나 눈길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프레이’는 프레데터가 여전히 흥미로운 캐릭터임을, ‘프레데터’ 시리즈가 지속 가능한 이야기임을 보여준다.

①아메리칸 원주민이 주인공

‘프레이’는 현대를 배경으로 했던 이전 ‘프레데터’ 시리즈와 달리 17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미 평원에 거주하는 코만치족 여성 나루(앰버 미드선더)가 화면 중심에 선다. 나루는 치료사로 길러지나 오빠 타베(다코타 비버스)처럼 사냥꾼이 되고 싶다. 그는 타베를 졸라 쿠거 사냥 무리에 합류하나 부상자 치료 일만 하게 된다. 나루가 쿠거를 유인해내고 힘을 빼 사냥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도 공은 남자인 타베에게 돌아간다.

화가 난 나루는 거대한 발자국을 따라 홀로 사냥에 나섰다가 곰에게 쫓긴다. 나루는 목숨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놀라운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괴생명체가 곰을 들어올려 제압하는 장면에 기겁하고 도주를 한다. 괴생명체, 프레데터는 목격자 나루를 없애기 위해 집요한 추적에 나선다.

②스릴, 액션에 정치적 올바름까지

프레데터와 나루 사이 벌어지는 추격전이 영화를 관통한다. 코만치족 동료들은 나루를 도우려다 프레데터에게 참살을 당한다. 프레데터는 덩치가 큰 데다 첨단무기가 여럿이다. 총알까지 막을 수 있는 방패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몸을 투명하게 해 자신을 감출 수 있고, 열로 생명체의 위치를 탐지할 수 있다. 총을 지닌 프랑스인들도 프레데터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

영화는 쫓기는 나루가 반전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스릴을 만들어낸다. 나루가 손도끼와 화살로 프레데터와 맞서 싸우며 빚어내는 경쾌한 몸놀림이 쾌감을 전한다. 남성들로부터 사냥꾼으로 인정받지 못한 나루가 위기를 극복하면서 자아실현을 하는 모습에 정치적 올바름까지 담는다.

③시리즈 ‘심폐소생술’의 정답

‘프레이’는 전복적인 소재와 내용이 죽어가던 시리즈와 캐릭터를 어떻게 소생시킬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전 ‘프레데터’ 시리즈의 중심인물은 남성들이었다. 특수부대원이거나 경찰이었다. 총과 수류탄 등 화력을 지니기도 했다. ‘프레이’는 18세기 아메리칸 원주민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전 시리즈와 차별화한다. 나루가 남다른 용기와 지혜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은 예측불허라서 흥미롭다.

※뷰+포인트
데뷔작 ‘클로버필드 10번지’(2016)로 만만치 않은 재능을 선보였던 댄 드라첸버그 감독이 연출했다.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OTT로 직행했다. 미국에선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또 다른 OTT인 훌루를 통해 공개됐다. 영어와 코만치어로 촬영했다. 모든 배우들이 코만치어 더빙을 따로 해 두 가지 언어로 각각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한국에서는 영어판만 볼 수 있다. 드라첸버그 감독은 ‘프레데터’ 시리즈를 한 편 더 만들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2%, 관객 79% ***한국일보 권장 지수: ★★★☆ (★ 5개 만점, ☆ 반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