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19 감염됐었나… 김여정 "고열 속 앓으시면서도"

입력
2022.08.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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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총화회의서 증상 이례적 언급
"'주민과 같은 고통' 보여주기" 해석
5월 초 잠행 기간 등 증상 발현 추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김 위원장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입에서 나왔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 연설에서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김 위원장을 언급했다. 북한은 그간 '코로나19 확진자' 대신 '유열자(발열자)'라는 표현을 써 왔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로 의심되는 고열을 겪었고, 이후 회복됐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부부장의 이번 발언은 최고 지도자의 건강 상태를 극도로 숨기는 북한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북한은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시작된 뒤에도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이에 '김 위원장의 희생과 리더십을 부각하기 위해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확진됐거나 확진된 주민들과 같은 고통을 겪었음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고열을 언급한 뒤 "영도자와 인민 사이 혈연적 정과 신뢰와 믿음이야말로 이 세상 그 무엇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불가항력이고 기적과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나날 원수님께서 나라의 방역사업을 지도해주신 영도문건만 무려 1,772건에 2만2,956페이지나 된다"며 최근 3개월간 유독 많은 회의를 소집했던 김 위원장의 행보를 강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던 시점으로는 몇몇 '공개활동 휴지기'가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5월 12일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공지하기 직전 열흘 잠행에 들어갔다. 이 밖에 5월 말~6월 초에 열흘, 7월 27일 '전승절(우리의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 전 열아흐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고열을 앓았다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관련해서 저희가 공식적으로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