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 여행용 가방 '서머 캐리백' 108만 개에 대한 전량 회수 및 보상조치(자발적 리콜)를 11일부터 실시한다.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이 "캐리백 사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리콜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소비자원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서머 캐리백에 대한 조사분석을 실시한 결과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가기술표준원의 제품 검사 결과 개봉 전 서머 캐리백 바깥 표면에서는 20~681mg/kg, 안감에서는 26~212.8mg/kg의 폼알데하이드 수치가 검출됐다. 가방 내부의 종이보강재에서도 71.6~641mg/kg이 나왔다.
국가기술표준원 조사에서 서머백 외피에서 나온 폼알데하이드 최대치 681mg/kg은 스타벅스 측의 조사 결과 최대치(585mg/kg)보다 더 높다. 스타벅스 측이 발표하지 않았던 종이보강재에서도 폼알데하이드 수치가 검출됐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8일 자체적으로 국가전문 공인시험 기관에 의뢰한 조사 결과를 내놓았는데, 개봉 전 제품 외피에서 284~585mg/kg, 내피에서는 29.8~724mg/kg였다고 밝혔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가방에 대한 폼알데하이드 검출 수치 기준은 없지만 가정용 섬유 제품(외의류·침구류) 기준은 300mg/kg 이하"라며 "가방의 겉감을 빳빳하게 만들거나 방수 처리를 할 때 쓰인 접착제 성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조사에서도 높은 수치의 폼알데하이드가 나오자 한국소비자원과 국가기술표준원은 스타벅스에 자발적 리콜을 권고했고, 스타벅스는 이를 받아들였다. 지난달 22일부터 스타벅스는 서머 캐리백 교환을 실시하고 있지만, 자발적 리콜을 하면 스타벅스는 정부에 리콜 실적을 보고하고 주기적으로 리콜 현황을 점검받아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얼마나 오랫동안 위해한지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①폼알데하이드 수치가 높은 데다 ②캐리백에 아이 옷을 보관하는 경우도 있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③소비자가 캐리백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즉각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는 10월 11일까지 두 달 동안 사은품으로 제공된 106만2,910개와 계열사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된 1만6,200개 등 총 107만9,110개에 달하는 서머 캐리백을 회수한다. 스타벅스는 2009년 매장에서 판매했던 그라인더 5만3,000개를 리콜한 적이 있지만, 100만 개 이상의 대규모 증정품 리콜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벅스 전국 매장에서 리콜이 가능하며, 스타벅스 모바일 앱을 통해서 접수된 주소로 택배기사가 찾아가 받아온다. 스타벅스는 "현재까지 전체 물량의 36%인 38만 개가 교환됐다"며 "회수된 캐리백은 폐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타벅스는 리콜과 별도로 캐리백 교환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벅스 리워드 카드 3만원 권과 보상 증정품으로 새로 제작한 플라스틱 재질의 데스크 모듈 세트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했다. 캐리백을 지참해 스타벅스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무료음료 쿠폰 3장을 제공하는 교환 일정도 10월 11일까지로 늘렸다.
스타벅스는 "무상 택배 도입 등 투명하고 신속한 후속 절차를 통해 안전하게 회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품질 관리 조직 확대 및 전문 인력 채용, 검증 프로세스 강화 등 품질 관련 부분에 대한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