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각국에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브라질에서는 애꿎은 원숭이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병이 원숭이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지금 나타나는 원숭이두창 감염은 사람 간 전파”라며 원숭이두창 유행과 원숭이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WHO가 원숭이의 ‘무고함’을 강조한 이유는 최근 브라질 등에서 원숭이를 노린 공격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브라질 매체 G1에 따르면 상파울루주(州) 상조제두히우프레투의 숲에서는 3일 이후 지금까지 최소 10마리의 원숭이가 공격을 당했다.
누군가가 독살을 시도하거나 고의로 다치게 한 것이었다. 이 중 다섯 마리는 숨졌고, 나머지는 인근 동물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용의자는 잡히지 않았지만 당국은 원숭이두창 확산에 따른 공격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감염병 이름에 '원숭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만큼, 질병이 원숭이때문에 번졌다고 본 사람들이 '보복'에 나섰다는 의미다. 브라질 야생동물 당국 관계자는 원숭이를 노린 공격이 브라질 다른 곳에서도 보고됐다며 “이 질병에 대한 정보가 알려진 후 원숭이에 대한 공격이 늘었다”고 말했다.
현지 보건당국도 최근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원숭이두창이 사람 간 감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원숭이들 사이에서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연구를 위해 사육된 원숭이들에게서 처음 발견돼 명명됐다. 설치류 등 다른 동물들에게서도 나타나며, 사람 감염은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지금까진 주로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가 지난 5월부터 유럽, 북미, 중남미 등에서도 이례적으로 확산했다. 최근 유행이 시작된 후 전 세계에서 2만8,000여 건 보고됐으며, 브라질에선 지금까지 2,000명 넘는 확진자와 한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