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온 2퍼트 '양파' 아픔 떨치러 출격하는 박민지

입력
2022.08.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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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은 ‘대세’ 박민지(24)에게는 애증의 대회다. 2019년(당시는 BOGNER·MBN 여자오픈)과 2020년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첫날 벌타를 받으면서 파5 홀에서 일명 ‘양파’(5오버파)로 컷 탈락의 쓴 맛을 안겨준 대회이기 때문이다.

박민지가 12일 개막하는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총상금 9억원)에서 이 대회 3번째 우승이자 시즌 4승에 도전한다.

박민지는 지난 시즌 6승에 이어 올 시즌에도 전반기에만 3승을 올리며 ‘민지 천하’를 이어 갔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돌아오는 동안 경쟁자들이 전방위로 추격전을 펼쳐 상금과 대상 포인트, 다승에서 치열한 경쟁 중이다.

먼저 상금에서는 2위 박지영(26·5억4,609만원)이 박민지(1위·6억5,762만원)를 압박하고 있고, 대상 포인트는 유해란(21·457점)이 박민지(392점)를 앞서고 있는 상태다. 다승에서는 조아연(22)이 2승으로 쫓고 있다.

각종 순위 경쟁에서의 우위도 중요하지만 박민지는 특히 이 대회에서 떨쳐버려야 할 아픔이 있다. 그는 지난해 3연패에 도전했지만 컷 탈락했다. 순항하던 첫날 6번홀(파5)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프로비저널 볼을 치겠다”는 말 한마디를 안 해 무려 4벌타를 받았다.

당시 내리막 파 5홀이었는데 2온을 노린 박민지의 우드샷이 당겨졌다. 공은 숲속으로 날아갔다. 박민지는 OB가 난 것으로 판단하고 그 자리에서 새 공을 꺼내 드롭하고 쳤다. 그런데 처음 친 공은 나무를 맞고 굴러 내려와 있었다.

순간의 착각으로 벌타의 향연이 시작됐다. 동반자에게 프로비저널 볼을 치겠다고 선언하지 않으면 새로 친 공은 곧바로 인플레이볼이 된다. 원래 친 공은 살아 있어도 OB 처리다(1벌타). 박민지는 캐디가 찾은 첫 공을 쳤다(오구 2벌타). 그린으로 가면서 이제는 필요 없어진 것으로 여긴 두 번째 공을 집어 들었다(1벌타).

이 때문에 총 4벌타를 받았다. 그린 앞에서 다시 플레이를 이어갔을 때는 8타째가 됐다. 박민지는 결국 '8온 2퍼트'로 더블파를 기록했다.

4벌타 사건 이후 박민지는 기세가 꺾였다. 첫날 75타를 치고, 2라운드에서 72타를 기록해 컷 탈락했다. 전반기 동안 6승을 기록하며 KLPGA 역대 다승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였던 박민지는 이 대회 컷 탈락 후 하반기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악몽의 대회와 다시 마주한 박민지가 지난해 아픔을 훌훌 털어 버리고 대회 3승과 함께 시즌 4승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지난 대회 우승자인 이소미(23)는 대회 2연패와 시즌 첫 승 사냥에 나선다. 2019년 KLPGA 정규 투어에 데뷔한 이소미는 2020년 1승, 지난해 2승 등을 거두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는 아직 우승 소식이 없다. 4월 개막전으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도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했으나 준우승했다. 시즌 두 번째 타이틀 방어전에서는 반드시 시즌 첫 승을 잡겠다는 각오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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