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최고위원 사퇴... "이준석, 대장부 길 가야" 법적 대응 만류

입력
2022.08.08 10:16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8일 사퇴하며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저지하고자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를 만류했다. "법적 대응을 멈추고 대장부의 길을 가라"며 이 대표 역시 당의 혼란에 대한 일정 책임이 있는 만큼 자숙을 당부한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혼란을 막아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물가와 이자 문제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서 서민들은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 당의 문제 때문에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무엇보다 당의 혼란과 분열을 빨리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정 최고위원은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당내 여론이 압도적으로 비대위 전환으로 흐르고 있는 만큼 '당의 조속한 안정'을 명분 삼아 대세를 수용한 것이다.

그간 이 대표를 엄호해온 정 최고위원은 "당 대표는 나이와 상관없이 지도자이고, 본인에게도 (당 혼란의) 책임이 있다"며 "대장부의 길을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퇴 선언에 앞서 이 대표와 소통하며 비대위 수용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금 옳고 그름을 따지면 당이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당원과 당이 더 혼란해지고 위험해지지 않도록 이 대표는 법적인 얘기보다 이 지점에서 멈춰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9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의원총회를 거쳐 비대위 전환을 결론 지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 표명을 예고했다. 이 대표 측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할 것을 시사한 상태다.

한기호 사무총장 등도 사퇴

한편, 한기호 사무총장과 홍철호 전략기획부총장, 강대식 조직부총장도 당직에서 사퇴했다. 이들은 9일 당의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 의결될 것이라며 "전임 대표체제(이준석 대표) 하의 지도부였던 저희가 당직을 내려놓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장재진 기자
박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