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74.15%로 1위... 대선 경선보다 높은 득표율로 '독주 체제'

입력
2022.08.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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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강훈식, 추격 전략에 '동상이몽'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이재명계 선전

이변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이 전국 순회경선 첫 주 압도적 표차로 기선을 제압했다. 7일 현재 누적 득표율이 대선후보 경선 때보다 높아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가 초반부터 고착화하는 분위기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경쟁주자인 박용진·강훈식 의원이 반등을 위해선 단일화 등 계기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발표된 제주·인천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1만7,816표(득표율 73.57%)로 1위를 기록했다. 박 의원과 강 의원은 각각 5,173표(득표율 21.36%)와 1,226표(득표율 5.06%)에 그쳤다. 전날 강원, 대구·경북(TK)지역의 권리당원 투표 결과와 합산하면, 이 의원은 3만3,444표(득표율 74.15%)를 얻었다. 2위 박 의원의 9,388표(득표율 20.88%)보다 3배 이상인 수치다.

대세론 굳히는 이재명... 작년보다 성적 좋아

예상대로 초반부터 이 의원이 압도적인 우위를 달렸다. 이낙연 전 대표와 맞붙었던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당시와 비교하면 이 의원의 독주는 보다 두드러진다. 당시 이 의원의 제주, 인천, 강원, TK 권리당원 득표율은 50%대로, 이번 전당대회보다 20%포인트 정도 낮았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이 의원은 남은 기간 동안 경쟁자에 대한 비판보다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공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제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무능력, 무책임, 무대책 '3무(無) 정권'에 맞서 퇴행과 독주를 억제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고 윤석열 정부를 직격했다. 같은 날 인천에서도 "정부·여당은 슈퍼리치, 초대기업을 위해 특혜 감세를 추진하면서 서민을 위한 지원예산은 팍팍 줄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의 법인세 감세 정책을 비판했다.


추격하는 박용진·강훈식... 전략은 '동상이몽'

2위 박 의원은 '이재명 때리기'에 주력했다. 그는 제주 연설에선 "대선 패배의 책임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로 지고, 이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은 당대표 선거 출마로 지겠다는 말은 어이없는 궤변이고 비겁한 변명"이라고 이 의원을 직격했다. 인천 연설에서도 "국민의힘이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두 번의 패배를 겪었던 장수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두려워하고 있는 박용진을 앞장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강 의원은 상대적으로 이 의원에 대한 공세를 자제했다. 그는 인천 연설에서 "우리 안의 분열과 갈등이 엄연한 현실이라면 계파와 세대를 연결하는 힘을 가진 후보는 강훈식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훈식이 당대표가 되면 46년 만의 40대 대표"라며 '40대 기수론'을 주장했다.

어대명 기류를 견제하기 위한 유일한 카드로 꼽히는 단일화에 대해선 박 의원과 강 의원은 여전히 온도차를 보였다. 박 의원은 제주·인천 권리당원 투표 결과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나 "달라질 수 있다는 기폭제가 필요하고, 그중 하나가 단일화일 것"이라며 "아직 단일화와 관련된 기대를 접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강 의원은 단일화 가능성이 낮아질수록 '어대명'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단일화가 본질은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명계 선전

한편,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이재명(친명)계 의원들이 선전했다. 전날 강원·TK 지역과 이날 제주·인천 권리당원 투표를 합산한 결과, 정청래 의원이 2만5,542표(득표율 28.40%)로 1위를 차지했다. 고민정 의원 1만9,999표(득표율 22.24%), 박찬대 의원이 1만1,627표(득표율 12.93%)로 뒤를 이었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문재인계 고 의원을 제외하면 4명이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후보들이다. 반면 비이재명(비명)계 후보인 윤영찬 의원과 고영인 의원은 각각 6,993표(득표율 7.71%)와 4,204표(득표율 4.67%)로 6, 7위를 기록했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