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 추락에 2분기 57조원 손실

입력
2022.08.0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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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원 영업이익에도 주식 투자로 69조원 잃어
"주요 사업 부문 성과로 경제적 회복력 보여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2분기 주가 하락으로 57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주식 시장 붕괴로 주식·파생상품 투자에서 큰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437억6,000만 달러(약 56조8,000억 원)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으로 알려진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A 주식 기준 주당 순손실은 2만9,754달러였다. 1만8,488달러 주당순이익을 냈던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9% 늘어난 92억8,300만 달러(약 12조 원)를 기록했지만, 주식·파생상품 투자에서 530억 달러(약 69조 원) 평가손실을 냈다. 이는 2분기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3대 종목인 애플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 모두 21% 넘게 떨어진 영향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6% 하락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2분기 주식 순매수 규모는 38억 달러(약 5조 원)였다. 대부분 에너지 부문에 투자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석유 기업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 말까지 전체 지분 17%를 보유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이후에도 추가 매수해 현재는 19.4%를 가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버핏이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사라는 '바이 더 딥(Buy The Dip·저가 매수)' 전략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영업 이익은 증가…"높은 회복력 보여줘"

버크셔 해서웨이는 실적 보고서에서 시장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 투자 손익을 제외하고 모든 주요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계열 자동차 보험회사인 '가이코'가 보험금 청구 급증으로 4억8,700만 달러 손실을 봤지만, 철도기업 BNSF와 다른 보험사 등이 돈을 벌며 전체 영업이익이 늘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성명에서 "특정 분기의 투자 손익은 회사의 경제적 성과를 평가하는 데 대체로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투자회사 에드워드 존스의 제임스 섀너핸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이 결과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높은 회복력을 보여준다"며 "높은 금리와 물가 상승 압력, 지정학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요 사업 부문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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