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구단들의 마지막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고교야구는 대통령배, 대학야구는 대통령기가 각각 진행 중이다.
특히 선수들의 동기부여와 리그 활성화를 위해 얼리드래프트제가 도입된 대학야구는 유망주들의 프로 진출 기대가 어느 해보다 크다. 고교야구처럼 '대어'는 없지만 즉시 백업 전력으로 쓸만한 우수 자원들이 더러 눈에 띈다는 것이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의 평가다. 서울문화예술대(이하 문예대) 타선을 이끌고 있는 4학년 외야수 고영재와 내야수 정혁조도 유력한 후보들이다.
고영재는 탁월한 야구 센스에 파워를 겸비한 톱타자다. 올 시즌 0.370(54타수 20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하면서 장타율도 0.593에 이른다. 20안타 중 홈런 2개, 2루타 4개, 3루타 1개 등 장타가 7개다. 1번 타자로 11타점을 올린 원동력이다. 4일 횡성 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제주국제대와 경기에서도 고영재는 8회말 비거리 120m 짜리 대형 중월 3점홈런을 쏘아올렸다. 문예대는 9-16으로 패해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지만 고영재의 존재를 각인시킨 한방이었다. 서한규 문예대 감독은 "영재는 콘택트 능력과 파워를 겸비한 중장거리 타자다. 변화구 대처 능력, 주루 센스, 견고한 중견수 수비 등 빠지는 데가 없다. 한 마디로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팀의 4번타자와 유격수를 책임지고 있는 정혁조도 올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0.333(57타수 19안타)에 8타점으로 돋보였다. 군더더기 없는 수비와 함께 역시 힘이 좋아 대형 유격수로 자질을 보이는 선수다. 2루타 3개, 3루타는 2개다. 서 감독은 "좌타자이면서 장타력 좋은 유격수는 보기 드물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송구력은 대학 내야수 전체에서도 상위 클래스"라고 소개했다. 정혁조는 7세에 입학해 동기들보다 한 살이 적고, 병역을 면제 받아 군 문제를 해결한 것도 장점이다.
고영재와 정혁조가 9월 15일 열리는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으면 문예대는 2015년 김성훈(삼성), 염진우(한화) 이후 7년 만에 프로 지명 선수를 배출하게 된다. 2004년 사이버대 최초로 야구부를 창단한 문예대는 얇은 선수층과 부족한 지원, 인식 등으로 인해 아직도 열악한 환경이지만 코칭스태프와 학부모, 교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꾸준히 우수 선수를 육성해 왔다. 문예대 출신으로 가장 이름을 알린 선수는 신고선수로 입단한 키움에서 활약했던 허정협이다. 수도권의 한 스카우트는 "고영재와 정혁조는 야수 쪽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들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