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궤도선 '다누리' 성공... 우주탐사 첫걸음 디뎠다

입력
2022.08.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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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 '다누리'호가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올라갔다. 지난달 국산 발사체 누리호 성공에 이은 우주개발 쾌거다. 다누리가 올 연말 달 목표 궤도에 안착하면 한국은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인도에 이어 달에 궤도선을 보낸 7번째 나라가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오후 다누리호 발사 후 첫 교신이 이뤄졌고, 정해진 궤적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다누리호는 앞으로 4개월 반 동안 태양과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움직이도록 나비 모양으로 설계된 궤적을 그리며 여행하다 12월 31일 달 상공 100㎞에 안착할 예정이다.

다누리호는 싣고 간 5가지 국산 과학장비를 이용해 내년 한 해 동안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분광기로 달 표면 아래 자원을 조사하고, 고해상도·광시야 카메라로 2030년대 초 보낼 국산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찾는다. 심우주 인터넷 장치로는 영상 정보와 음악 파일을 지구로 전송, 재생하는 세계 최초 실험도 예정돼 있다. 우리 기술 영역을 심우주로 넓히는 계기가 될 거란 기대가 크다.

다누리호 발사는 달 탐사 계획 연구를 시작한 지 약 10년 만의 성과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2,300여억 원이 투자됐다. 정부가 바뀌어도 꾸준히 개발을 지속한 덕에 우주탐사의 첫걸음을 뗐다. 다누리호에는 미국 항공우주국의 음영카메라(섀도캠)가 실렸다. 미국은 달에 진출하기 위한 20개국 공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유인 우주선 착륙 후보지를 섀도캠으로 찾을 계획이다. 섀도캠을 물꼬로 정부는 아르테미스에서 한국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 다누리호 개발 경험에 선진국들과의 협업을 더하면 우주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을 것이다.

호기심의 영역이던 우주는 이제 산업의 영역이 됐다. 2040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1,400조~3,600조 원에 이를 거란 전망도 나왔다. 이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면 민간기업의 활발한 진출이 필수지만, 우리나라 법과 제도는 여전히 국가 주도 개발 시대에 머물러 있다. 누리호와 다누리호를 계기로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과감히 우주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