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의 성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삶을 마감한 공군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수사 관련 내용을 유출한 군무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6월 5일 특검팀 출범 후 첫 영장 청구다.
특검팀은 4일 국방부 고등군사법원 소속 군무원 양모씨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전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지난해 국방부 검찰단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 장모 중사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 진행 상황을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실장은 이 중사 성폭력 피해 사망사건을 초동 수사한 최고 책임자다.
특검팀은 국방부 군사법원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디지털 증거와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양씨의 혐의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지난해 7월 국방부 감찰단 수사에서 같은 혐의로 입건됐지만 전 실장에게 전달한 내용이 공무상 비밀이라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3월 두 사람의 통화 사실을 추가 조사하라고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하기도 했다. 양씨의 영장심사는 5일 열린다.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군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그 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방부는 25명을 형사입건해 15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전 실장 등 수사 책임자와 지휘부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국회는 4월 실체 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달 13일 수사기한이 만료되는 특검팀은 “관련자 추가 소환조사와 지속적 증거분석 등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수사 기간 30일 연장 승인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이 승인하면 수사는 9월 12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