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심야에 미국 대사 호출..."펠로시 악랄 행위, 좌시 안 해"

입력
2022.08.03 14:30
"펠로시 대만 방문...미중 정치 기반 훼손"
중국 외교안보 행정부처도 일제 미국 비판 성명

중국 정부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심야 대만 방문에 곧장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하는 한편 각 기관의 비판 성명을 내고 온갖 불쾌감과 경고를 쏟아냈다.

3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전날 심야에 번스 대사를 긴급 초치해 "펠로시가 온 세상이 비난할 일을 저지르고 고의로 불장난을 도발했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3대 중미 공동성명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행위는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대만 해협 평화와 안정을 엄중히 해쳐,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번스 대사를 몰아붙였다. 셰 부장은 특히 "(이번 행동의) 성질이 극도로 악랄하고 다가올 나쁜 결과는 극히 엄중하다"며 "중국 측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소식이 전해지자, 외교부를 비롯해 △국방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중공중앙대만공작판공실 등 주요 외교안보 관련 행정부 부처와 입법기관은 동시에 성명을 내고 미국과 대만을 비판했다.

특히 국방부는 "펠로시 의장은 고의로 악의적인 도발을 하여 위기를 조성했다"며 "인민해방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련의 표적 군사 작전을 개시하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시도를 단호하게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공작판공실은 "펠로시 등이 아무리 대만을 지지하고 중국을 견제하더라도 중국 통일의 역사적 과정을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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