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접대' 의혹 받은 이영진 헌법재판관 "사실과 달라" 강하게 반박

입력
2022.08.02 23:23
처음 만난 자영업자와 골프 식사 비용 접대 인정 
"판사 소개 없었고 문자도 의례적 수준" 청탁 의혹 부인
“불미스러운 점에 연루돼 송구”

이영진(61·사법연수원 22기) 헌법재판관이 부적절한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재판관은 "사실 무근"이라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2일 법조계와 JTBC보도에 따르면, 이 재판관은 지난해 10월 고향 후배 A씨가 마련한 골프 자리에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는 A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자영업자 B씨, 이 재판관과 안면이 있는 변호사 C씨를 포함해 4명이 함께 골프를 쳤다. 골프 비용 총 120여만 원은 B씨가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재판관 일행은 골프를 마친 뒤 B씨가 운영하는 한 식당에서 돼지갈비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했다. 해당 식사비용 역시 B씨가 부담했다.

B씨는 식사 자리에서 초면인 이 재판관과 C씨에게 자신의 소송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당시 부인과 이혼 소송 중이던 B씨는 "부인과의 재산 분할 소송 등에 관해 이 재판관이 잘 아는 가정법원 부장판사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B씨는 C 변호사를 통해 이 재판관에 현금 500만 원과 골프 의류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재판관은 골프와 식사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사실이지만, B씨가 한 주장 대부분을 '근거없는 일방적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재판관은 헌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B씨가 줬다는 돈과 의류에 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B씨에게 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알고 있으니 도와주겠다고 말한 사실도 전혀 없다. 덕담 차원에서 좋은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잘 하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재판관은 B씨와 나눈 문자도 의례적 수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재판관은 "(B씨로부터) 잘 들어갔냐는 문자가 와 의례적인 차원에서 인사 답장을 한 것일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지난 설 즈음 B씨가 선물을 보내고 싶으니 주소를 알려달라는 문자가 왔을때 선물은 받은 것으로 하겠다며 주소를 알려주지 않아 B씨가 생각이 짧았다며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B씨가 전달했다는 옷과 돈에 대해서도 "전혀 아는 바 없었던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재판관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헌법재판관으로서 불미스런 일에 연루된 점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