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이 폭로한 '셀프 공천' 의혹...이재명 입 열었다

입력
2022.08.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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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는 했지만 나는 공천권 없어" 해명
"저학력·저소득층이 국민의힘 지지" 발언도 도마에

오는 28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2일 열린 첫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유력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의 대세론을 흔들기 위한 박용진, 강훈식 의원의 '2인 1조' 협공이 불을 뿜었다.

'셀프 공천 논란' 추궁에 이재명 "나는 공천권 없어" 일축

박 의원은 이날 강원 춘천 G1 방송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셀프 공천' 논란을 파고들었다. 앞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6·1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 의원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계양을 공천을 요구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셀프 공천을 '사당화 노선'으로 규정한 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박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과) 여러 의견을 나눈 것은 맞지만, 내가 공천권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 셀프 공천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피해 갔지만, 박 의원은 “본인이 출마하기 위해 공천해달라고 말한 것이 맞느냐”고 거듭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이재명이 출마할 때 대선에서 (나를) 지지했던 분들이 좌절을 넘어서 (지방선거)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는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일방적 주장만으로 말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박 전 위원장과 자신의 공천 여부를 의논한 건 맞지만, 이는 지지층 결집을 통한 선거 승리를 위한 결단이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을 받지 않느냐”며 “당이 승리 노선으로 가야 하는데 당대표가 사당화 논란에 휩싸이는 것이 우려된다”고 반박했다.

강훈식 의원도 이 의원 견제에 가세했다. 그는 강성 지지층의 의원 '좌표 찍기' 공격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던 이 의원의 '의원 욕하는 플랫폼' 구상을 정조준했다. “국회의원과 당원, 지지자 간의 간극을 좁히자는 취지와 달리 피해를 키우고 간극을 오히려 넓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소통 플랫폼 제안은 오히려 문자 폭탄 등 배타적 팬덤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금은 (소통 플랫폼과 같은) 소통 구조가 없으니 개인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보내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인은 국민들로부터 욕먹는 것을 피하면 안 된다’고 말한 것처럼 (당원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강조한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저학력·저소득층이 국민의힘 지지" 발언도 도마에

“저학력·저소득층이 언론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를 많이 한다”던 이 의원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은 "남 탓만 해서는 다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없다”며 “저학력·저소득자들이 언론 프레임에 쉽게 넘어가는 사람이라고 규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남 탓을 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객관적으로 지적한 것이며 정확한 정보 전달이 가능한 언론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당이 언론 개혁에 관심을 갖고 주력하는 이유가 있지 않느냐”며 “(언론 환경 등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니 과도하게 침소봉대하지 말라”고 반박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날 대선 패배 원인을 묻는 강 의원 질문에 “0.73%포인트든, 73%포인트든 진 것은 진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정말 애쓰셨고 치열하게 노력한 결과 이렇게 좌절한 데 대해 언제나 죄송함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서, 다른 대권 주자들을 육성해야 할 당대표 역할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강 의원 질문에 이 의원은 “나의 당대표 출마가 얼마나 험난하고,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경력에) 손상이 올 수 있는 일인지 알고 있다"며 "(내가 손해를 봄으로써) 다른 대선후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비전에 3인 3색 답변

당대표 선출 시 포부로 이 의원은 “미래 비전이 뚜렷하고 유능하고 강하고 혁신하고 통합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광주에서 당선되면 부산, 대구, 강원 험지에서도 당선되는,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했고, 강 의원은 “내로남불하지 않고 기본과 상식을 지키는 정당, 민생과 개혁의 양 날개로 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