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으로 오인되는 '회전근개 파열' 막으려면 스트레칭 게을리하지 말아야

입력
2022.08.02 19:49

어깨관절은 척추관절ㆍ엉덩이관절과 함께 우리 몸의 3대 관절로, 모든 육체 노동과 스포츠 동작에 두루 쓰인다.

다양하게 사용되는 만큼 다양한 질병이 따라다니는데, 특히 나이 들면서 석회성건염ㆍ어깨충돌증후군ㆍ오십견(동결견)ㆍ회전근개 파열ㆍ퇴행성 골관절염 등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회전근개 파열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고령화와 스포츠 인구의 증가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김명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회전근개 파열을 알아본다.

회전근개는 팔을 움직이게 하는 4개의 근육 조합을 말한다. 4개 힘줄 중 하나라도 끊어지거나 손상되면 어깨 통증이 생기며, 파열이 진행될수록 어깨 힘이 떨어지게 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으로, 50~6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나이 들면서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이 반복되는 손상이나 마모로 인해 찢어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골프ㆍ테니스ㆍ배드민턴 등 어깨를 많이 쓰는 스포츠를 하다가 파열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깨통증이 발생하면 오십견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회전근개 파열로 인해 통증이 생겼다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회전근개 파열은 파열 부위에 압통이 있는지 눌러봐서 각 힘줄 어느 부위에 통증이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지 신체 검진을 시행한 후 최종적으로 X선 촬영이나 초음파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최종 확진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파열 정도가 심하지 않은 부분 파열이라면 무조건 수술해야 할 필요는 없다. 부분 파열이라면 처음에는 먹는 약이나 주사 등의 보존적 치료로 동반된 염증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파열 크기가 작고 통증이 가라앉아 어깨 움직임 원활하면 어느 정도 일상생활은 큰 제한 없이 가능하다. 특히 70~80대 고령 환자는 50~60대 중ㆍ장년 환자보다 어깨를 사용하는 일이 적어 기능이 조금 떨어져도 큰 불편함이 없을 때가 많다.

다만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좋더라도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초음파검사를 통해 파열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분 파열이 완전 파열로 진행할 수 있고, 완전 파열 가운데서도 파열 크기가 점점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열이 계속 진행해 크기가 커지면 수술을 권하게 된다. 또한 부분 파열임에도 약물이나 주사, 물리 치료를 병행해도 통증이 계속되면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수술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힘줄이 완전 파열된 경우 보존적 치료로 파열된 힘줄을 복구할 수는 없다. 봉합이 잘 이뤄지면 비교적 파열 전과 다름없이 어깨관절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파열 크기가 크면 재파열 위험성이 있고, 재파열되면 수술 전보다 어깨 사용이 더 불편해진다. 따라서 예후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너무 늦지 않게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은 관절경으로 진행된다. 피부에 4~5개의 구멍을 뚫고 수술한다. 관절 속을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하는 수술이 진행된다. 관절경 시술은 기존 절개술보다 주위 조직의 손상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수술 시간은 2~3시간 정도 걸리는데, 다만 수술 후 4~6주 정도는 보조기를 차면서 조심해야 한다. 보조기를 차는 동안은 어깨를 위로 올리거나 옆으로 벌려서 동작을 삼가야 한다.

보조기 착용이 끝나면 재활 치료가 진행된다. 수술 후 보조기를 차고 있으면 어깨가 굳으므로 보조기를 푼 직후에 어깨를 올리거나 회전하는 동작이 잘 되지 않는다.

이에 먼저 관절 각도를 만드는 운동을 한다. 수술하지 않은 팔로 수술한 팔을 움직여주는 운동이다. 하루에 2회씩 20~30분은 시행해야 한다. 이렇게 두세 달 시행하면 어깨 움직임이 조금씩 부드러워지며, 3~6개월 정도 후에는 수술 전처럼 일상생활에 큰 제한 없는 상태로 어깨를 사용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려면 평소 스트레칭으로 어깨를 부드럽게 유지해야 한다. 운동하기 전 잠깐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관절이 충분히 이완될 때까지 해야 한다. 평소에도 자주 기지개를 켜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어깨 긴장을 풀어주는 뜨거운 찜질도 좋다. 나아가 어깨까지 담글 수 있는 탕욕이라면 더욱 좋다. 균형 잡힌 식습관으로 어깨 힘줄을 튼튼히 하고, 어깨 스트레칭 및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 어깨 힘줄과 근육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