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카라, 2세대 걸그룹의 재결합이 갖는 의미

입력
2022.08.04 10:45
소녀시대, 5년 만 완전체 컴백+15주년에 쏠린 기대
카라도 완전체 재결합 예고..."구체화 되는 중"

그 시절 우리의 마음을 흔들었던 이름들이 돌아온다. 소녀시대부터 카라까지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던 2세대 걸그룹들의 귀환이다. 'K팝 기강을 제대로 잡으러 왔다'는 말처럼 이들의 컴백이 지금의 K팝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대는 상당하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소녀시대의 컴백이다. 2007년 데뷔 이후 2세대 걸그룹 전성기를 이끌며 K팝을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소녀시대는 올해 5년 만의 완전체 컴백을 앞두고 있다.

물론 국내 최장수 걸그룹인 소녀시대의 활동이 공식적으로 멈춘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지난 2017년 멤버 서현 수영 티파니가 전속계약 만료와 함께 전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 둥지를 찾으며 완전체 활동은 자연스럽게 쉼표를 찍게 됐다. 이후 5년여간 가수, 배우, 예능인 등으로 다양한 개별 활동을 펼쳐온 이들은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소녀시대'의 이름으로 뭉치게 됐다.

이번 컴백은 일부 멤버들이 각기 다른 소속사에서 활동 중인 만큼 물리적인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도 소녀시대 멤버라는 명확한 정체성과 완전체 활동에 대한 의지가 빛난 덕분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리고 이는 16년 차에도 건재한 소녀시대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됐다. 소녀시대의 정규 7집 '포에버 원(FOREVER 1)'은 발매 전부터 국내외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 범상치 않은 흥행을 예고한 상태다.

2세대 걸그룹의 귀환의 반가운 소식은 소녀시대에서 멈추지 않았다. 소녀시대와 함께 과거 걸그룹 시장을 호령했던 카라 역시 재결합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며 팬들의 마음에 기대를 불어넣었다.

카라의 재결합설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달이었다. 최근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카라 출신 멤버들이 한데 모여 기념 촬영한 사진이 공개된 이후 이들이 카라로서 디지털 싱글 발매 등 재결합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다. 과거 카라의 소속사였던 DSP미디어와 현재 DSP미디어의 모회사인 RBW가 협력해 이들의 재결합을 추진 중이라는 구체적인 전망도 이어지면서 카라의 재결합과 컴백에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DSP 측은 "카라가 컴백을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지만 현재 카라의 재결합 논의는 상당히 구체화 된 것으로 보인다. 니콜은 최근 자신의 솔로 컴백 기자간담회 당시 카라의 재결합에 대해 언급하며 "(재결합) 기획을 하다가 엎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꾸준히 방향을 잡아가고 있고 구체화 되고 있다. 가능하면 올해 15주년인 만큼 국내 대중분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귀띔했다.

카라는 지난 2014년 멤버 강지영과 니콜이 전속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탈퇴한 이후 허영지를 영입하며 4인조로 활동을 이어갔지만 2년 뒤 박규리 한승연 故구하라까지 DSP미디어를 떠나며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은 바 있다. 이후 허영지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각기 다른 소속사에서 가수, 배우 등으로 개별 활동을 펼치며 약 6년 여의 시간이 흘렀다.

이 가운데 전해진 카라의 재결합 소식은 그 시절 K팝 부흥기를 함께 지나온 이들의 향수와 기대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올해 15주년을 맞은 소녀시대와 함께 카라까지 반가운 컴백에 성공한다면 2022년 가요계는 '2세대 걸그룹'들의 귀환 러시로 기억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컴백 소식이 반가운 이유는 치열한 K팝 경쟁 속 '걸그룹의 롱런'이라는 건강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매일 쏟아지는 아이돌 그룹들의 홍수 속 어린 나이에 가요계에 뛰어는 많은 걸그룹들에게 이들의 존재가 갖는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단기간 소비되고 도태되는 존재'가 아닌, 꾸준하고 성실한 활동만 뒷받침 된다면 개인의 커리어는 물론 팀으로서의 정체성도 오랜 시간 이어나갈 수 있는 존재라는 긍정적 인식을 불러올 두 팀의 컴백을 조금 더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홍혜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