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던 노란무궁화 '황근(黃槿)'의 성공적 복원이 이뤄지면서 멸종위기종에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2일 "가톨릭대 김상태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황근의 자생지와 복원지 개체군의 유전자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자생지와 복원지 모두 유전자 다양성이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무궁화속 자생식물종인 황근은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 일부에 서식하는데, 해안도로 건설 등으로 자생지가 파괴돼 개체수가 줄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관리됐다. 황근 복원 작업은 2003년 민간단체인 제주자생식물동호회에서 시작됐는데, 국립생물자원관은 2013년부터 동참했다. 우선 제주 서귀포시 표선리에 있는 자생지에서 종자를 채집해 증식한 묘목 4,200본을 서귀포시에 기증하고, 2017년에는 제주 송악산과 한림읍 올레길 등지에 4,000본을 복원했다.
지난해 6월부터 복원성과 평가에 나선 연구팀은 황근의 멸종 위기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확인했다. 유전자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자생집단과 복원집단에서 유전자 다양성 지수가 0.4~0.5 수준으로 측정됐다. 0~1 사이 값을 갖는 유전자 다양성은 생물다양성의 3대 요소 중 하나로, 같은 지역에 서식하는 동일한 종의 집단 내에서 유전자 다양성이 높으면 건강한 개체군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간다. 보통 0.4~0.5 이상이면 높다고 평가된다. 또한 인공 복원집단에서도 종자 결실률이 자연 개체와 비슷한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환경부에 황근에 대한 멸종위기종 해제 제안을 해둔 상태다. 전문가 의견 청취 및 공청회를 거친 환경부는 멸종위기종위원회 검토 결과 등을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황근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지정 해제를 비롯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을 개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