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미공개 정보를 취득해 악재(惡材)가 공시되기에 앞서 보유 주식을 매도한 혐의로 기소된 신라젠 전 임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중요정보이용행위금지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신라젠 전 전무 신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신씨는 2019년 6~7월 신라젠의 악재성 정보를 미리 취득한 뒤 보유하고 있던 주식 16만7,777주를 88억 원에 팔아 64억 원 상당의 손실을 피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016년 코스닥에 상장한 신라젠은 간암 대상 항암치료제인 '펙사벡' 3상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했지만, 신씨가 주식을 매도한 시점 이후 임상중단이 공시되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검찰은 신씨가 2019년 3월과 4월, 6월 신라젠 내부 관계자를 통해 펙사벡의 임상 3상시험 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정보를 얻었다고 보고, 중간분석 보고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1심 법원은 '미공개 중요정보'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내부 문서는 일부 부정적 임상시험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을 뿐, 실제 시험결과와 동일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해당 보고서를 신씨가 전달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봤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특히 "임상시험 실패를 미리 예견했다면, 스톡옵션도 시급히 행사해 매각했을 텐데 그대로 보유하고 있었다"며 미공개 정부 취득에 따른 주식 매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원심은 미공개 중요정보의 법적 의미를 오해한 사실이 없다"며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