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민주당 당권 경쟁 ...강훈식-박용진 '반명' 단일화 '가물가물'

입력
2022.08.02 11:00
박용진 "드릴 말씀 다 드렸다, 10일 내로 단일화해야"
강훈식 "반명 단일화는 반대, 비전의 단일화여야"

더불어민주당 당권을 놓고 이재명 의원과 경쟁 중인 강훈식·박용진 의원의 단일화 논의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지만 정작 두 의원의 '반명' 단일화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1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 출연 인터뷰에서 "일대일 구도 만드는 데 열흘을 걸겠다"면서 1차 국민 여론조사가 진행되는 12일 이전을 새로운 단일화 한계선으로 제시했다. 당초 박 의원은 강원·대구·경북 권리당원들이 투표하는 3일 이전에 단일화를 원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박 의원은 "강훈식 의원의 선택"이라면서 "강훈식의 이해, 박용진의 이해를 앞세울 게 아니라 당의 승리에 복무하는 게 우선이지, 그렇지 못하면 볼품없는 단일화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일화가 뒤로 가면 갈수록 실망감만 커질 거고 갈수록 효능감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강훈식 의원한테 드릴 말씀 다 드렸고 이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표현했다.

강훈식 의원은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출연 인터뷰에서 박용진 의원을 향해 "캠페인을 그냥 아예 단일화 캠페인으로 하시는 것 같다"면서 "반명 단일화는 동의하기 어렵고, 비전의 단일화여야지만 얘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지지자들이나 유권자들이 왜 단일화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자꾸 단일화의 문은 닫힐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면서 "비전과 비전이 만나야지 폭발력과 잠재력이 터지지 않겠나. 각자의 비전에 공감대가 있어야지만 이 두 후보가 단일화하는 것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력기반·이해관계·로드맵 달라"

정치권에선 박 의원이 빠른 단일화로 이재명 의원과 양자 구도를 원하는 반면 강 의원으로서는 단일화에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이름과 정책 비전을 알리는 기회로 삼으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일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심지어 두 후보가 이재명 의원과 3자 경쟁 체제를 유지한 채 완주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단일화를 별로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두 의원의 온도차가 있고 이해관계도 잘 맞지가 않다"면서 "오히려 박용진 의원도 자기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고 민주당을 어떻게 쇄신하고 개혁의 방향으로 만들 것인가. 거기에 확실한 전략적 방안을 제시해야 당원들로부터 지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단일화는 가능하지 않고, 논의만 끝까지 할 것 같다"면서 "당의 지도부가 되겠다는 분(박용진)과 지역의 맹주가 되겠다는 분(강훈식)의 정치적인 로드맵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념과 신념과 정책 그리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완주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같은 방송에 나온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도 "박 의원은 여론, 강 의원은 586이나 친문그룹 등 당내로 세력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단일화가 성사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인지도가 있어 서두르는 데 반해 강훈식 의원은 충분히 자기 비전이나 존재감을 알린 이후에 하자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가게 된다"고 분석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