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간 감소하던 코로나19 신규 확진 증가폭이 1일 다시 반등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다시 10만명대로 진입했다.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전주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하는 '더블링'이 11일째 이어졌다. 코로나19 환자용 병상도 점점 채워지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2주 내 닥칠 재유행의 정점 때까지 의료 체계가 버텨주느냐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배제한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 성패가 갈리게 된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0만 6,367명이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밝힌 1일 0시 기준 전국 확진자(4만4,689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선 건 지난달 27일 이후 6일만이다. 1일 0시 기준 국내 확진 4만4,253명, 해외 유입 사례가 436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3명 늘어 287명, 사망자는 1명 증가한 20명이다.
이날 오후 9시 집계치는 1주일 전인 26일 9시(9만 7,617명)보다 1.08배 증가했다. 7월 초부터 확진자가 전주보다 2배 증가하는 더블링이 약 3주간 이어졌지만, 지난달 28일부터는 5일째 1.2배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위중증 환자도 지난달 22일(130명) 첫 더블링 이후 이날(1.9배)까지 11일연속 전주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확진자 증가폭이 둔화됐는데 위중증이 증가하는 것은 그동안 환자가 누적된 영향이다. 앞서 1~5차 유행 때도 확진자 급증 이후 1, 2주가 지난 뒤 60세 이상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위중증 환자가 급격히 불어났다. 현재도 위중증 환자 중 고위험군이 80%가 넘는다.
코로나19 병상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병상 29.9%(1,606개 중 480개 사용), 준중증병상은 51.8%(2,394개 중 1,241개 사용)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가동률이 위중증병상은 6.9%포인트, 준중증병상은 11.3%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당초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최근 감염 속도, 백신 4차 접종과 인구 3분의 1이 확진된 상황을 감안해 이번 유행의 정점이 올 초 오미크론 변이 확산 때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유행 정점은 이달 중순쯤, 하루 최대 확진자 규모는 20만 명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방역당국의 예측보다 재유행의 파고가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변수도 많다. 이날부터 재택치료자 고위험군-일반관리군 분류를 없앤 것도 그중 하나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하루에 한 번 전화를 걸어 실시한 60세 이상·면역저하자 등의 건강상태 모니터링을 중단했다. 누구나 증상이 있으면 대면진료를 받도록 한 것인데, 고위험군 관리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름 휴가는 최대 변수다. 출근하지 않는 데다 휴가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검사를 미루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검사 건수가 줄면 '숨은 감염'이 늘고 그로 인해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첫해도 그랬고, 지난해에도 휴가철을 거치고 광복절을 전후해 확진자가 급증했다"며 "올해도 15일까지는 지켜봐야 재유행의 파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