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송다' 영향에 제주 폭우...중부지방도 2일까지 비

입력
2022.07.30 17:36
송다, 적도 기원 고온다습 공기 유입로 열어
기상청 "세차고 오래가는 비 내릴 것 예상"
31일 밤과 내달 1일 새벽 사이 열대저압부 약화

이번 주말 북상 중인 제5호 태풍 송다(SONGDA)의 영향으로 전국에 세찬 바람을 동반한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송다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우리나라까지 오는 길을 열어준 뒤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수시 브리핑에서 "이날 오후 3시 기준 송다는 중국 상하이 동쪽 약 330km 부근 해상을 지나고 있다"고 밝혔다. 송다는 이날 제주도 남쪽 먼바다를 통과한다. 이후 31일 중국 상하이 앞바다를 통과한 뒤, 이르면 31일 밤이나 내달 1일 새벽 사이 중국 칭다오 동남동쪽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송다의 간접영향권에 들어간 제주와 남해안엔 비가 내리고 있다. 제주 산지에 특히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날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라산 윗세오름과 영실엔 각각 170.5mm, 145.0mm의 누적강수량이 기록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31일 낮까지 제주 지역 예상 강수량은 50~150mm다.

송다가 북상하면서 다른 지역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제주·전남·경남권에는 총 50~1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주산지 지역엔 최대 300mm, 남해안·지리산 부근 일대는 250mm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부지방에서도 이날 밤이나 31일 새벽 비가 시작해 길면 내달 2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

강원 영동엔 다음달 1일까지 10~60mm의 강수량이 기록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제외한 중부지방과 전북권, 경북권엔 30~80mm의 비가 내릴 수 있다. 기류가 수렴하는 경기북부와 경기서해안, 경북북부엔 120mm 이상의 비가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송다가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의 위치와 위상에 따라 수도권에 비가 내리는 지역이 크게 변할 수 있다"며 최신 기상정보 확인을 당부했다.

기상청은 송다가 적도와 열대해상의 고온다습한 공기를 끌어 올려 비를 내려, 이번 비는 최대강도가 시간당 30~50mm 이상으로 매우 세차고 내리는 시간도 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가 비로 전환되면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지만, 그렇지 않으면 습식사우나에 따로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무더위가 나타난다"며 "현재로선 변동성은 있지만 강수로 해소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송다와 동반된 바람으로 인해 제주도와 남해안엔 높은 물결과 너울성 파도가 예상되니 활동에 각별한 주의도 당부했다. 이 예보분석관은 "너울성 파도는 멀리서는 잠잠하다 해안가에서 급격히 높아진다"며 "제주·남해안 방문객은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나광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