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삼계탕이 中 유래? "한국 고유 문화" 학계가 문헌으로 밝혔다

입력
2022.07.29 13:34
동북아역사재단, 학술대회
"파오차이는 단순 채소절임, 김치는 발효음식"

한국 김치는 중국 파오차이(泡菜)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가 나왔다. 29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열린 ‘한국 음식문화의 미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여러 고서(古書)를 분석한 결과 김치와 파오차이는 다른 종류의 음식이라고 밝혔다. 우선 세계 많은 문화들은 채소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채소 절임을 요리한다. 서양 사우어크라우트, 일본 오싱코, 독일 슈쿠르트 등이 대표적 예다.

이들 요리와 중국 절임 채소 파오차이는 단순한 채소 절임 요리다. 반면 한국 김치는 ‘동물성 젓갈’을 사용한 발효 음식이다. 조선 중기 16세기 후반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주초짐처방’에는 오이를 소금에 절인 뒤 새우젓과 섞어 담그는 김치 조리법이 소개돼 있다. 고추 유산균에 의한 발효 과정에서 김칫국물까지 먹을 수 있게 된 점도 다른 채소 절임 요리와 다르다.

삼계탕도 한국 고유의 국 문화다. 정희정 한국미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조선시대 문헌과 회화에 나온 닭 요리를 분석한 뒤 “삼계탕은 전통 반상의 주요 요소인 국물요리이자 전통 의학 사상인 식치(食治)의 개념이 총합된 음식”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일부에서 제기하는, 삼계탕이 광둥(廣東)식 국물 요리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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