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인 안철수·김기현 의원이 29일 '포스트 이준석' 체제와 관련해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론에 힘을 싣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간 ‘내부총질’ 문자 노출 사태 이후 당내에서 ‘권성동 리더십’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안 의원은 이날 BBS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부총질 문자 노출 등 ‘권성동 리스크’와 관련해 “저도 참 답답하다”며 “(권 대행에 대한)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겠다. 다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권 대행이 8월 1일쯤 의원총회를 열어 재신임을 묻겠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안 의원은 앞서 21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며 권 대행체제에 힘을 실어줬지만 불과 8일 만에 입장이 달라졌다.
권 대행은 최근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노출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 지도체제 개편 요구에 직면한 상황이다. 안 의원은 ‘권 대행이 너무 대통령에게 충성만 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여당의 권력만 있고 향유하고 그런 게 여당의 역할은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국민 여론을 모아 제대로 전달하고 대안도 만들어 건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권 대행이) 의도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노출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본회의장 내부에서 개인적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는 것 자체가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양두구육' 메시지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이철규 의원이 '앙천대소'라고 응수하며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제가 만나는 분들은 '똑같은 놈들이다'라는 식의 과격한 표현도 쓴다"며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력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비상한 시기엔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지도체제 개편을 거듭 주장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당 지도부가 땀 흘리며 일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돕기는커녕 도리어 부담을 지워드려 마음이 무겁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합의 번복, ‘9급 공무원 발언’ 및 윤 대통령과의 문자 유출 등으로 논란을 자초한 권 대행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특히 △인구 감소의 심각성 △연금ㆍ노동 개혁의 시급성 등 정책현안을 열거하며 “지도 책임을 진 사람에게 선당후사, 선공후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오후 페이스북에 "누란지위 필사즉생…선당후사"라는 12글자도 추가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