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홍삼과 태극삼...그 차이를 아시나요

입력
2022.07.30 16:00
수삼·백삼·태극삼·흑삼에 직삼·곡삼·미삼까지
모두 시간이 키우는 인삼의 종류
재배법과 가공법에 따라 다양한 변주

산에서 자생하는 산삼(山蔘)은 예나 지금이나 선약 대우를 받는다. 산삼을 인공적으로 재배한 인삼(人蔘) 역시 대표적 약용식물이자 시간이 키우는 명약으로 통한다. 특히 500여 년을 이어 온 '고려인삼'은 약리 성분인 진세노사이드(사포닌)를 많이 함유해 예나 지금이나 약효가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인삼은 재배 및 가공법에 따라 종류가 구별되고 복용하는 법도 다양하다.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엔 삼계탕과 단짝을 이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면역력 향상을 위해 진액, 분말, 캡슐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된 홍삼(紅蔘)을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홍삼은 현대인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인삼이지만, 사실 인삼의 세계는 이보다 넓고 깊다.

30일 한국인삼협회에 따르면 땅에서 캐내 말리지 않은 상태의 인삼은 수삼(水蔘)이다. 인삼의 순수한 성분과 향을 간직했고 75% 안팎의 수분을 함유해 그리 부른다. 삼계탕이나 갈비탕 등에 들어가는 인삼이 주로 수삼이다. 조직이 부드러워 생으로 먹기에도 최적인데, 장기 보관이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오래 보관하기 위해 수삼의 잔뿌리만 떼어 말린 것을 미삼(尾蔘)이라고 칭한다.

4년근 이상 수삼의 껍질을 벗기고 열로 수분을 없앤 것은 백삼(白蔘)이다. 열을 가했을 뿐 익힌 게 아니라 홍삼과는 다르다. 색깔은 미황색이고 1, 2년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홍삼보다 가격이 저렴해 한약재나 요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건조 형태에 따라 구부리지 않고 말리면 직삼(直蔘), 둥그렇게 구부리면 곡삼(曲蔘), 반만 구부리면 반곡삼(半曲蔘)으로 구분한다.

'대장금'을 비롯해 드라마에서 수차례 등장해 익히 알려졌는데, 수증기로 찐 다음 건조하면 표피가 붉은색인 홍삼이 된다. 찌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 성분이 농축되고 쓴 맛이 줄어드는 데다 장기보관도 가능해진다. 습기를 피하면 상온에서 2년은 보관할 수 있고, 진공포장을 하면 10년도 거뜬하다.

주로 5, 6년근으로 만들어 품질이 높다. 등급은 형태와 색, 조직 치밀도 등에 따라 나뉜다. 세 차례 이상 찌고 말려 흑갈색으로 변한 것은 흑삼이다.

백삼과 홍삼의 중간 형태도 있는데, 이게 태극삼(太極蔘)이다. 80~90도의 물에 잠깐 데친 뒤 말리거나, 이중솥 안에서 75~90도 정도의 열수로 20~25분 동안 처리한 후 건조하면 된다. 색깔과 효능은 홍삼과 유사하다. 시중에서 많이 접하는 삼은 아니지만 현행 '인삼산업법'에는 정의가 돼 있다. 한국인삼협회 관계자는 "태극삼에 대한 수요도 있어 생산을 하는 농가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산양삼(山養蔘)은 가공법이 아닌 재배법으로 구분되는 종류다. 산삼이나 인삼의 씨앗을 산속에 뿌려 자연 상태에서 오랫동안 키운 삼을 산양삼이라 한다. 반은 자연적이고 반은 인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뇌두가 길고 중량이 적게 나가는 게 특징이다. 뇌두를 길게 키운 산양삼을 장뇌삼(長腦蔘)이라고도 한다.

김창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