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략으로 도망친 우크라이나 난민을 가장 뜨겁게 환대한 이웃 나라 폴란드. 폴란드인의 '진심'은 숫자로도 입증됐다. 전쟁 발발 후 첫 3개월간 폴란드가 난민 지원에 투입한 돈이 연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54.5억 유로, 대략 7조2,441억 원 규모다.
폴란드 공공 싱크탱크 폴란드경제연구소는 폴란드 정부와 국민이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추정한 자료를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4월 25일부터 5월 19일까지 성인 2,20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다.
폴란드 국민이 개별적으로 난민을 돕는 데 사용한 돈은 19.3억~21.4억 유로(2조5,652억~2조8,443억 원)로 추산됐다. 직접적으로 또는 단체를 통해 돈이나 물품을 지원한 경우와 거주할 공간을 빌려주는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포함했을 때다. 연구소는 "폴란드 GDP 0.34~0.38%에 해당하는 액수"라며 "지난해 통틀어 폴란드 전 국민이 자선활동에 쓴 돈보다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중앙·지방 정부가 투입한 규모는 약 34.1억 유로(4조5,302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보건의료 지원을 받은 난민이 가장 많았고(100만 명), 정착 지원금을 받은 난민은 약 96만2,000명이었다.
연구소는 폴란드 성인 70% 정도가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직∙간접적인 기여를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소는 "전례가 없는 규모"라고 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전쟁 전에는 성인 약 49%가 별도의 자선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난민을 도왔다는 이들의 답변을 보면, 물품을 기부했다는 답변(59%)이 가장 많았고, 돈을 냈다는 경우(53%)가 뒤를 이었다. 답변자의 7%는 난민들에게 숙소를 제공했다고 답했다.
연구소는 양적인 것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폴란드의 지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다른 나라의 여론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난민을 사회에 어떻게 통합시키느냐가 중요한 시기"라고도 덧붙였다.
폴란드는 전쟁 후 폴란드로 넘어 간 난민을 27일 기준 506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이 중 315만 명은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120만 명 정도의 난민이 여전히 폴란드에 머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