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팬심으로 만든 작품, 시즌2에선 덕후들이 붙었죠." 웹툰 구현 성공작으로 꼽혔던 '유미의 세포들'이 두 번째 시즌에선 신선한 변주와 각색으로 고유의 매력을 드높였다. 지난 시즌의 장점은 살리되 새로운 시청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호감' 요소를 높였다.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 시즌2' 연출을 맡은 이상엽 감독과 송재정·김경란 작가는 최근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마친 소감 등을 전했다. '쇼핑왕 루이' '아는 와이프'의 이상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W(더블유)' 등을 통해 탄탄한 필력을 증명했던 송재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김경란 작가는 이번 작품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신예 작가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마지막 회에서는 바비(박진영)의 프러포즈를 받았던 유미(김고은)는 결국 그와 이별했고,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을 택했다. 마지막까지 서로를 응원하는 관계로 남은 유미와 바비, 구웅(안보현)의 모습은 훈훈함을 선사했고, 유미는 이별이 관계의 끝은 아님을 깨달으며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매회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던 '유미의 세포들 시즌2'는 마지막까지 식지 않는 인기를 이어갔다. 방영기간 내내 드라마 유료가입기여자수 부동의 1위를 유지했으며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동명의 원작 '유미의 세포들'은 누적 조회수 32억 뷰를 기록한 인기 웹툰이다. 5년여간의 연재 내내 큰 사랑을 받았다. 연출진 역시 원작의 인기를 감당해야 했다. 송 작가는 원작의 인기를 언급하면서 "원작이 워낙 훌륭했다. 단점은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긴장감이 없다는 것이었다. 시즌3을 한다면 순록을 더욱 많이 변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포들의 활약 뿐만 아니라 실물 배우들의 호연도 팬들의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두 시즌을 이끈 김고은과 남자 주인공인 진영의 절절한 멜로는 다수의 명장면을 자아냈다. 송 작가는 "깜짝 놀랄 정도로 김고은과 진영이 연기를 잘했다. 여러 번 울었을 정도다. 카페 이별신을 보면서 우리가 이렇게 절절하게 썼나 싶을 정도다. 배우들 연기에 저희가 감화됐다. 시즌2에선 로코보다 멜로에 포커스를 뒀는데 너무나 잘 살렸다. 두 배우가 멜로를 더 잘하더라"면서 감탄했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도 카페에서 이별했던 장면을 촬영하던 당시를 떠올렸다. "현장 리허설을 하는데 저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어요. 배우들의 감정이 길게 갈 수 없기 때문이에요. 촬영 전부터 배우들이 벌써 눈시울이 붉어져서 감정이 올라왔더라고요. 그때부터 잘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 감독이 꼽는 명장면은 유미와 바비가 마지막으로 공항에서 재회하는 신이다. 김 감독 역시 미묘하게 먹먹한 마음을 느끼면서 깊게 이입했다. 멜로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공항 장면이지만 '유미의 세포들'에서는 모두가 떠나는 공간에서 예상하지 못한 만남이 이뤄지면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먼저 원작과 다른 결말에 대해 송 작가는 "시즌2를 시즌1과 같은 시기에 기획했다. 당시 의도적으로 콘셉트를 다르게 잡았다. 첫 시즌은 독자들이 원작을 의식할 것 같아 충실하게 구현했다. 반면 시즌2에서 똑같은 패턴이라면 지루할 것 같았다는 고민이 있었다. 잘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굉장히 많은 변주를 넣었다. 덕분에 시즌2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덕후들이 붙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작품에서 유미에게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유미한테 잘 살고 있다, 잘 하고 있다'는 격려를 하고 싶었다"고 메시지를 짚었다.
이어 송 작가는 "이동건 작가님이 전적으로 우리에게 맡겨 편하게 작업했다. 처음에 이동건 작가에게 양해를 구했는데 아무 상관 없다면서 마음껏 해달라고 하더라. 이동건 작가님이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안대용 세포의 등장 장면이다. 엄청 많이 돌려보셨다더라"고 말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서 어떻게 최대한 많은 시청자들을 보게 할까 라는 고민은 시즌2에서도 이어졌다. 김 감독은 "티빙과 많은 회의를 했다. 티빙 단독 공개 제안에 있어서 처음 든 생각은 욕 세포 활용이었다. 조금 더 과감하게 할 수 있다는 고민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포들을 두고 기존 성우들 뿐만 아니라 특별히 배우들을 캐스팅해 임팩트를 남기는 것에 대한 논의도 길게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유세윤과 강유미는 각자의 역할에서 최선을 다했고 소소한 웃음 포인트로 남았다.
매 순간 고민이 깊었던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이 완성됐다. 송 작가는 "드라마가 품는 범위를 확장시켰다. 이 작품을 만들기로 했을 땐 어떻게 나올지 뚜렷하게 그린 사람이 없었다. 지금 바라보니 애니메이션을 드라마 범주에 넣으며 공생의 가능성을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웹툰 각색 물이 많은데 작가 입장에서 '유미의 세포들'이 각색의 적절한 선을 지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작가는 "저 역시 드라마가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없었던 시도를 해냈다고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저희가 또 에피소드 형식이다. 드라마 자체로도 새로운 방식이 많았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특이한 종류라고 받아들인 것 같다"고 인기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