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 이윤혜씨가 서울 연희동 자택 별채 압류처분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전 전 대통령 사망으로 실제 압류처분은 어렵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8일 이씨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압류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전씨의 처남 이창석씨가 강제경매 절차에서 낙찰받은 부동산 대금을 전씨의 비자금으로 납부했으므로 이는 불법재산에 해당한다"며 "원고(며느리 이윤혜씨)가 그 정황을 알면서 이를 취득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내란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2,205억 원의 추징금을 확정받았다. 이후 지난해 사망 시점까지 전체 추징금 가운데 절반가량인 1,249억 원만 추징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전씨의 연희동 자택을 압류했고, 집은 공매를 통해 51억3,700만 원에 낙찰됐다.
전씨의 연희동 자택은 부인 이순자씨 명의의 본채와 비서관 명의로 된 정원, 며느리 이씨 명의의 별채 등 세 곳으로 구분되며 취득 시기도 제각각이다. 대법원은 이 가운데 본채와 정원에 대해 '불법재산으로 형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압류 결정을 무효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날 별채 압류를 적법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재판을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집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사의 압류처분이 적법해도, 결국 집행불능 결정으로 별채를 매각해 추징하는 후속 절차는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와 함께 A자산신탁회사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압류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도 확정했다. A사는 2008년 전씨 일가와 서울 용산구 소재 건물과 경기 오산시 임야에 대한 신탁계약을 맺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는데, 2013년 검찰이 해당 부동산을 압류하면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용산 건물에 대한 압류는 무효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역시 적법 판정을 받은 오산시 임야에 대한 실제 추징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