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링크'] 여진구·문가영도 못 살린 판타지

입력
2022.07.27 11:27
tvN '링크', 평균 1~2%대 유지하며 저조한 시청률 유지
여진구·문가영 내세웠으나 대중은 '싸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코스 요리라고 자부했던 '링크'는 왜 외면받았을까. 작품은 장르 혼합물을 강점으로 내세웠으나 어느 하나 챙기지 못하고 쓸쓸히 종영을 맞이했다.

지난 26일 tvN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이하 '링크') 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링크'는 한 남자가 낯선 여자의 온갖 감정을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레스토랑 셰프 은계훈(여진구)과 수습직원 노다현(문가영)의 해피엔딩이 담겼다. 앞서 은계훈은 노다현을 볼 때마다 죽은 동생이 떠올랐고 이별을 선택했다. 노다현도 은계훈을 붙잡는 것을 포기했다. 헤어졌지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 두 사람은 정신 공유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슬픈 생각을 피했다.

이 가운데 노다현은 이영훈(서동갑)을 마주했고 데려다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다. 이영훈은 노다현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고 노다현을 살해할 계획으로 뒤를 밟았다. 노다현은 겁에 질려 공포감에 떨었고 은계훈이 노다현의 위기를 알아채면서 가까스로 이영훈의 칼을 막았다.

이후 급습한 지구대 서대장(유성주)은 이영훈을 붙잡은 후 안정호(김찬형)를 찾아냈다. 안정호는 이영훈의 구치소를 찾아가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영훈은 결국 은계훈의 아버지와 동생을 죽였다고 자백했고 은계훈은 가족들의 백골을 찾아 오열했다. 그리고 은계훈과 노다현은 재회해 서로를 끌어안으며 사랑을 약속했다. 은계영 실종사건의 전말이 공개됐고 연인이 다시 만나면서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각종 장르 혼합, 오히려 외면 받았다

'링크'는 멜로부터 스릴러, 정신 공유라는 설정으로 판타지까지 동시에 여러 장르를 표방했다. 18년 전 벌어진 은계영 실종 사건과 진범을 추적하는 과정이 작품의 어두운 부분을 맡았다면 여진구와 문가영은 멜로를 담당했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면서 힐링하는 과정이 이야기 말미에나 담겼는데 두 사람의 정신이 공유될 수 있었던 이유가 뒤늦게 설명되면서 초반 유입된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링크'만의 독특한 로맨스 화법이라고 소개됐으나 사실상 실패에 가까운 로맨스다. 보는 이들이 끝내 인물에 이입하지 못했고 작품에 대한 관심을 거두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비슷한 결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있다. 지난 2019년 방영된 '동백꽃 필 무렵'은 연쇄 살인마 까불이를 잡아야 하는 인물들의 목적, 동백(공효진)과 용식(강하늘)의 사랑 이야기가 적절하게 맞물리면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동백꽃 필 무렵'처럼 '링크'에도 동네 주민들에게 의뭉스러움을 넣어 범인의 정체를 추측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으나 정신 공유라는 소재가 오히려 이야기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면서 혼란을 야기했다. 또 작품의 결이 전체적으로 어둡게 깔린 것이 '링크'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의 시청자들이 힐링 드라마를 선호하는 것을 떠올린다면 '링크'의 미스터리와 스릴러는 매력적이지 않은 장르다.

앞서 홍종찬 감독은 '링크'를 두고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코스 요리"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코스 요리의 단점은 어느 하나 임팩트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면 그저 음식 나열에 불과하다. '링크'는 코스 요리의 한계만 답습해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았다.

주연인 여진구와 문가영이 아역 배우 시절 이후 약 13년 만에 재회했지만 화제성은 낮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링크'의 최종회 시청률은 2.22%다. 1회 3.12%가 '링크'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꾸준히 하락세를 탔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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