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유엔사는 북송만 승인했지, 강제북송을 알고서 승인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내용도 얘기하지 않고 승인을 받진 않았을 것"이라면서 "지금 와서 (유엔사 승인을) 둘러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2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통치행위를 가지고 유엔사의 허락을 받았느니, 말았느니 하는 게 참 부끄러운 일"이라면서도 "정전협정 때문에 (판문점)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유엔사하고 사사건건 미주알고주알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또 "제 경험으로는 판문점 들락날락하는 과정에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그야말로 육하원칙으로 정확하게 정리를 해서 제출해야 승인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미군 헌병대가 서 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 출입신청을 무턱대고 했는데 허가가 나왔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견학 가는데 사전에 인원 제한을 하고 신원 조회 끝내서 결과를 보내줘야 (승인이) 떨어지는 데가 판문점인데 누가 간지 몰랐다? 그건 둘러대는, 비현실적인 얘기"라면서 "(북송을) 문제 삼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권 장관이 북송 이후 유엔사 측에서 항의했다는 내용을 밝힌 것을 두고서는 "그것도 부끄러운 얘기다. 한국이 유엔사 사령관에게 혼나고 사는 나라인가"라면서 "설사 그런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난 그런 얘기 못 한다. 일국의 장관이 나라를 부끄럽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이날 어민 북송 당시 통일부 장관이었던 김연철 전 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언론 보도를 보면서 일체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는 3년전 발표한 해설 자료와 이틀간의 국회 상임위 과정에서 충분하고, 상세하게 설명을 드렸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제기되는 대부분의 쟁점도 당시 발표한 자료와 질의 응답을 통해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새롭게 덧붙일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냉담하게 평했다. 그는 "권영세 장관이 취임 후 '통일 정책, 대북정책은 이어달리기로 가야 된다'고 하더니, 문 정부와 이어달리기를 한다고 한 건데 달리 나온다. 이건 뒤집기"라고 비판했다.
통일부가 표방한 '담대한 계획'이라는 방침에도 "구체적인 내용이 안 나와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 "비핵화를 하면 경제적으로 도와주고 안보 차원에서 평화체제 시켜주는 선수의 개념이면 적절성과 일관성이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