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인사 한동훈이 다해" vs "박범계는 총장 패싱"... 前·現 법무장관, 국회 격돌

입력
2022.07.25 17:09
4면
법무부 인사검증 두고 전·현 장관 기싸움
박범계 "檢 총장 없이 한동훈 인사 다해"  
한동훈, 지지 않고 답변하자 박수·고성도

25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전·현 정부의 법무부 장관들이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치·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 첫 질의자로 나서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인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법무부 내 인사정보관리단을 두고 치열한 법리공방을 주고받았다. 특히 박 의원은 '검찰총장 없는 검찰 인사'를 거칠게 몰아붙였으나, 한 장관은 "충분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충돌 ①: 검찰총장 없는 검찰 인사

두 사람이 가장 세게 충돌한 지점은 검찰 인사였다. 박 의원이 "검찰총장은 언제 임명할 것인가"라고 묻자, 한 장관은 "지금 법에 따라 임명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답하면서다. 박 의원은 그러자 "대검 검사급, 고검 검사급, 평검사 전부 한 장관이 해버렸다"며 "이런 전례가 있느냐"고 따졌다.

과거 의원님이 장관일 때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싱하고 인사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택(턱)도 없는 소리하지 말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협의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

박 의원의 일갈에 본회의장 내에는 박 의원을 응원하는 야당 의원들의 박수가 나왔다. 한 장관은 그럼에도 "지금 검찰의 인사 의견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반영했다 확신하고 있다"며 "검찰에 물어봐도 이번 인사처럼 확실하게 검찰 의견을 반영한 전례가 없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돌 ②: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문제

두 사람의 충돌은 법무부 내 신설된 인사정보관리단을 두고도 벌어졌다. 박 의원은 "헌법상 포괄위임 금지원칙, 행정조직 법정주의를 아느냐"며 법무부에 신설된 인사정보관리단 문제를 꺼냈다. 한 장관이 "이미 그 이슈는 법적 문제없다는 법제처의 판단이 있었고,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인사처에서 위임받아 인사를 할 때도 같은 규정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그러자 "이완규 법제처장에게 검수를 받았다는 것 아니냐. 초록은 동색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인사정보관리단이 법무부 장관 직속기관이라는 점을 들어 "대법관도, 총리도, 대통령 비서실장도 정무직"이라며 "한동훈 장관 마음에 들면 검증 안 하고 마음에 안 들면 검증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한 장관은 "새로 생긴 업무가 아니라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하던 업무"라며 "이 업무가 잘못이면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일은 모두 위법"이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 장관을 응원하며 박수를 치자, 박 의원은 "모두 틀린 말이고 거짓말"이라고 응수했다.

이처럼 전·현직 법무장관 간 기싸움에 본회의장에 앉은 여야 의원들이 가세하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회 관례를 존중해 달라"며 의원들에게 박수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충돌 ③: 이재명 부인 법인카드 수사

한편, 박 의원은 "이재명 의원 부인의 법인카드 의혹과 관련해서 130회 이상 압수수색을 했다"며 "과잉수사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저는 의원님과 달리 구체적 사안에 대해 개입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했고, 수사지휘권을 남발하거나 그러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박세인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