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고국 무대 앞둔 박세은 "프랑스 발레 매력 보여주고 싶어"

입력
2022.07.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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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파리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 올라 
28,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2022 에투알 갈라' 공연

"에투알(수석무용수)이 된 후 1년간 정말 행복하게 무대에 올랐고 이번 시즌을 고국에서 마무리할 수 있게 돼 설레요. 시즌 막바지가 되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는데 사실 이렇게 지쳤을 때 좋은 춤이 나오거든요(웃음). (공연이) 많이 기대되고 행복합니다."

지난해 6월 3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POB)에서 아시아인 최초의 에투알이 된 후 첫 고국 공연을 앞둔 박세은(33)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28, 2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내한 공연 '2022 에투알 갈라'를 위해 귀국한 박세은은 25일 세종대 용덕관 연습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박세은을 비롯한 POB 무용수 10명과 전속 피아니스트, 발레 마스터가 함께 꾸미는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프랑스식 발레의 정수를 선보이는 자리다. 루돌프 누레예프 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2인무)를 비롯해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파드되, 롤랑 프티가 안무한 '랑데부', 조지 발란신이 안무한 '한여름 밤의 꿈', 디베르티스망 파드되와 제롬 로빈스 안무 '인 더 나이트', 알리스테어 메리어트 안무 '달빛' 등을 무대에 올린다.

박세은은 그동안 초청 무용수로 한국 무대에 간간이 선 적이 있지만 발레단 동료들과 함께 한국 관객과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POB의 내한은 1993년 '지젤' 전막 공연이 유일하다. 이 때문인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야외 공연장 할리우드볼에서 갈라 공연을 마치고 23일 입국한 박세은은 지친 기색도 없이 "오래 전부터 프랑스 춤의 매력을 한국에 보여주고 싶었다"며 프랑스 발레 강점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프랑스 발레는 우아하면서도 정확성을 요구하는 섬세하고 세련된 춤"이라며 "극적 요소를 잘 전달하는 것도 특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중 '인 더 나이트'는 객석에서 처음 접했을 때 반했던 작품"이라며 "'프랑스 사람이 춰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프랑스 스타일을 잘 드러낸다"고 귀띔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세은과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 '인 더 나이트' 제1커플 파드되를 함께 출 에투알 폴 마르크(26)도 동석했다. 마르크는 박세은이 지난해 6월 10일 에투알로 지명될 당시에도 발코니 파드되를 함께 췄다. 마르크는 "박세은과 많은 작품을 함께한 것은 행운"이라며 "사랑에 대한 작품을 할 때 세은의 남편이 신경 쓰이기도 하지만 같은 비전을 갖고 프랑스 발레를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동료이자 신뢰가 깊은 친구"라고 말했다. 박세은은 "마르크는 나보다 나이가 7살 어리지만 무대에서 나를 침착하게 해 준다"며 "17세에 입단해 23세에 일찌감치 에투알이 된 발레단의 간판스타가 될 무용수"라고 응수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엄마 손에 이끌려 국립발레단 문화학교에서 처음 발레를 접한 박세은은 노력과 끈기의 아이콘이다. 박세은은 에투알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늘 배우는 자세를 가졌다"고 답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10년을 보내면서 인종차별이 있다거나 내 실력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이곳의 춤을 배워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연습했고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듯하다"고 부연했다.

발레단 내 경력상으로는 정점을 찍었지만 박세은의 도전은 끝이 없다. 그는 "클래식과 컨템포러리 발레 모두 잘하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며 "'마농', '카멜리아 레이디', 스웨덴 출신 안무가 마츠 에크의 작품 등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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