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찰 반발은 '배부른 밥투정'… 민주적 통제 필요"

입력
2022.07.25 10:41
여당 지도부, 한목소리로 '경란' 조짐 비판
하태경 "거부감 이해하고 대화해야" 우려

국민의힘 지도부는 25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 총경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경찰국 신설을 엄호하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경찰의 더 큰 반발을 부를 것을 우려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지금은) 인사 지원 부서를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선택적 정치규합"이라며 "그동안의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였습니까. 권력의 지팡이였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권 대행은 지난 23일 경찰 총경 190여 명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개최한 것을 두고선 "국민 혈세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경찰서장이란 한 지역의 치안을 책임지는 사령관인데 개인의 소신 때문에 임지를 무단이탈한 것은 자신이 맡은 지역에 대한 책임을 내팽개치고 국민에 대해 항명한 것"이라며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경찰이 숫자의 힘에 의존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다른 집단들의 불법 집회나 시위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경찰국 신설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권 대행은 "경찰청은 행안부 소속 외청으로서, 장관이 경찰 인사에 대한 제청권을 갖고 있지만 그간 청와대 민정수석과 치안비서관이 실질적인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장관의 인사 제청권이 형해화됐다"며 "이를 바로잡아 투명하고 객관적 인사 검증을 하자는 것이 경찰국 신설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국 신설 방침 자체는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에 대한 다른 견해도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경찰의 정서적 거부감을 이해하면서 시간을 갖고 충분히 대화하고 설득해야 한다"면서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 내고 거칠게 하는 것은 오히려 (경찰의) 반발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대정부질문에서도 정부의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방침을 두고 여야가 격돌할 전망이다.

장재진 기자
김가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