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반기 마지막 대회인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깜짝 선두'가 나왔다. 데뷔 후 한 차례도 톱10에 진입하지 못했던 이제영(21)이 첫날 버디를 10개나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이제영은 22일 경기 이천시 H1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10개와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6언더파 66타를 친 최가람(30)을 3타나 앞서며 1라운드를 마쳤다.
그는 2020년에 데뷔했지만 시드를 잃고 작년에는 드림투어에서 뛰는 바람에 올해가 KLPGA투어 두 번째 시즌이다. 2시즌 동안 60대 타수를 친 라운드가 세 번에 불과하고, 65타(2020년 S-오일 챔피언십 1라운드)가 개인 최소타 기록이었다. 나머지 두 번은 올해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1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적어낸 69타다. 29개 대회에서 컷 통과도 10번뿐이고 톱10 입상은 한 번도 없다. 이번 시즌도 14번 출전해 10번이나 컷 탈락하며 상금랭킹 102위(2,069만원)에 머물렀다.
이제영은 그러나 이날 정상급 선수 못지않은 날카로운 샷과 정교한 퍼트 실력을 과시했다. 15차례 버디 퍼트 가운데 10번을 성공했다. 티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한 17번 홀(파3)에서 2m짜리 파퍼트를 놓친 게 옥에 티였다. 이날 신들린 샷에 자신도 놀란 눈치였다. 연습 때도 63타를 친 적이 없다는 그는 "거리가 많이 나지 않는 편인데 코스 전장이 짧아서 쇼트 아이언에 집중하면 스코어가 잘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며 “오늘 샷이 좋기도 했지만 퍼트까지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이어 "3주 전 퍼트 레슨을 한번 받았는데 그 이후로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퍼트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이틀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한 타씩 타수를 줄이는 것에 집중하겠다"면서 "올해는 무조건 정규투어 시드를 지키는 것이 목표다. 천천히 올라가면서 톱10도 해보고 5위 안에도 들어보고 더 좋은 성적을 내서 우승까지 해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한편, 조아연(22)과 안지현(23)은 5언더파 67타로 공동 3위를 달렸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박지영(26)은 4언더파 68타로 산뜻하게 1라운드를 마쳤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장타 여왕' 윤이나(19)는 3언더파 69타로 무난한 첫날을 보냈다. 임희정(22)도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