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지휘부 믿어 달라"지만... 직협 "경찰국 반대 운동 계속"

입력
2022.07.21 18:11
윤 후보자, 경찰청서 첫 직협 대표 간담회
직협 대표 "평행선 달려…반대 운동 할 것"
23일 총경급 회의 예정… 참가 규모 관심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21일 일선 경찰관 대표들과 처음 만났다. 처우 개선책을 담은 행정안전부의 경찰제도 개선방안에도 반발이 계속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윤 후보자는 “지휘부를 믿고 힘을 모아달라”고 간청했지만, 현장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윤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문화마당에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 대표단과 간담회를 했다. 직협은 경찰 노조 격인 단체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개선안이) 여러분 기대를 온전하게 충족시키진 못하겠지만 우리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한 측면도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경찰 중립성과 책임성이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경찰 최고 심의ㆍ의결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가 경찰국 신설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했지만, 행안부 방안을 일단 수용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간담회 후 양측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윤 후보자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고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같다는 공감대를 가졌다”고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민관기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직협 대표는 “(경찰국 신설 문제는) 평행선을 달렸다”면서 “직협은 경찰국을 받아들일 수 없다. 계속 반대 운동을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만 행안부의 ‘유화책’에는 일부 공감하기도 했다. 순경 등 일반 출신 고위직 비중 증가, 경찰의 공안직 전환 등 최종안에 담긴 내용이다.

물론 경찰 통제안의 핵심인 경찰국 신설을 거부하는 현장 기류가 강한 만큼 반대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23일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총경급 인사들이 모이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린다. 지휘부가 주재하지 않는 서장 회의는 굉장히 이례적이다. 전국 총경 550여 명 가운데 몇 명이 모이느냐에 따라 향후 집단행동의 파괴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은 “경찰 중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니 우리 의견을 한번 모아보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직협도 25~29일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할 예정이다.

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