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경제 상황에서 임금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6% 상승하고, 생산은 0.8%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1일 발표한 '임금인상이 물가변동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 상승에서 임금 상승이 차지하는 비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전(2020년 이전)에는 8.6%였는데, 그 이후 10.0%로 높아졌다. 소비자물가지수를 비롯,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생활 물가지수 등도 임금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경연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공급 등 실물 경제보다는 금융 부문 등 자본 시장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결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임금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6% 상승한다는 게 한경연 분석이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에 진입해 최근 논의되는 임금 인상이 실제로 단행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임금이 1% 상승하면 생산이 0.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2016년 대비 지난해 임금상승률은 주요 5개국(한국·미국·일본·독일·영국)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높은 10.53%를 기록했는데,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노동 생산성은 이 기간 5개국 중 가장 저조했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지난 5년 동안 경제 규모나 노동생산성에 비해 임금이 빠르게 상승했다"며 "노동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급격한 임금인상은 생산 감소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일자리 감소와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경제 규모와 생산 수준에 맞는 임금수준 및 인상률이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