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여성단체들도 발끈했다. 광주광역시 민선 8기를 이끌어갈 '강기정호(號)'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광주시 조직개편안을 두고서다. 여성단체들은 "강 시장이 만들겠다는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 광주에 성평등은 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일 지역 시민사회가 광주시 조직개편안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내자 일각에선 "강기정호 조직개편안이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뒷말까지 나온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21일 성명을 내 광주시가 현 여성가족국을 여성가족교육국으로 재편키로 한 '행정 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조직개편안)을 비판했다. 이 단체는 "광주시가 여성가족교육국에 신설키로 한 대학육성발전 업무 총괄 기획은 현재 청년정책관의 업무로, 대학 혁신 전략 검토 및 제시, 지역 인재 유출 방지 일들을 하고 있다"며 "과연 이 업무가 여성가족국 업무로서 타당한지, 명칭에 ‘교육’이 들어갈 정도로 업무 비중이 높은지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강 시장의 공약 파기 논란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강 시장은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 제안한 성평등 의제 6대 분야 18개 과제에 대해 수용 의견을 내고, 공약으로 젠더특별보좌관 신설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안에 젠더특별보좌관 신설은 빠져 있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강 시장이 젠더특별보좌관 신설을 약속해 우리 지역 성평등의 큰 진전을 기대하게 했다"며 "그러나 젠더특별보좌관은 공약(空約)이 됐고, 지금은 여성가족국의 명칭마저 여성가족교육국으로 변경해 기구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면서 성평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어 "우리 지역의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소속 시장이 있는 광주에서 성평등 실현이 광주정신임을 인식하지 못함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광주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선도적으로 성평등국으로 변경하지 못한다면 그냥 여성가족국으로 두라"고 힐난했다.
앞서 참여자치21도 20일 논평을 통해 "성평등 실현이라는 여성가족국의 궁극적 업무를 고려할 때, 광주시가 여성가족국에 교육 분야를 붙여넣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참여자치21은 "심지어 이번 조직개편안에서 여성가족교육국이 2023년까지 존치하는 한시적 조직으로 돼 있다는 것도 성평등 정책의 지속적 추진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