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논란' 김선호, 연극으로 복귀 "부족한 점 많이 반성했다"

입력
2022.07.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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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터칭 더 보이드' 국내 초연 
실존 인물 '조 심슨' 역할 맡아
공연은 9월 18일까지

배우 김선호(36)가 조난당한 산악인 역할을 맡아 연극 무대로 복귀했다. 사생활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한 지 9개월 만이다.

김선호는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연극 '터칭 더 보이드'의 프레스콜 무대를 선보였다. 그는 이번 연극에서 실존 인물인 '조 심슨' 역을 맡았다. 배역을 연기하기 위해 심슨에 대해 조사했다는 그는 "조가 조난을 당하고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났다고 하더라"며 "그의 글이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순수하게 산을 좋아하는 실제 인물의 감정을 공부했다"고 했다.

이 연극은 1985년 페루 안데스 산맥 시울라 그란데의 서쪽 빙벽을 알파인 스타일로 최초로 등정한 영국인 산악가 조 심슨과 사이먼 예이츠의 생존 실화를 극화한 작품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연극에 앞서 책과 다큐멘터리 영화로 소개됐다. 1988년 출간된 조 심슨의 생존 회고록 '터칭 더 보이드'는 극한 상황에서의 심리 변화와 한계를 극복하는 인간의 도전 정신을 세밀하게 담아내며 세계적으로 20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연극으로는 2018년 영국에서 초연돼 "무대 위에서 불가능한 것은 없음을 증명한 공연"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연극열전'을 통해 국내 초연되는 '터칭 더 보이드'는 김선호의 복귀작으로도 주목 받았다. 그는 "오래 전에 제안을 받았고 작품이 마음이 들었다"며 "영화, 연극을 딱히 가려서 생각하지 않지만 연극은 관객과 주고받는 에너지가 느껴져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대의 경사면을 연습실로 옮겨올 수가 없어서 엎드려서 연습했는데 이 과정이 즐거웠고 행복했다"며 "아이디어를 내고, 산악인분께 자문 받고, 연기 공부를 할 수 있는 매 순간이 소중했다"고 전했다. 공백기에는 "영화 촬영하고, 건강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조 역은 김선호와 함께 신성민, 이휘종이 번갈아 연기한다.

김선호는 기자간담회에 앞서 별도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많은 분들이 노력하면서 이 연극을 만들었는데, 제가 누가 되는 거 같아 팀에 죄송하다"며 "좋지 않은 소식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간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제 부족한 점에 많이 반성했다"며 "점점 더 나아지는 배우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입장문을 읽기 전, 한동안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김선호가 복귀작으로 선택하면서 '터칭 더 보이드'도 덩달아 매진 행렬을 보이고 있다. 티켓 판매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전날 오픈된 '터칭 더 보이드' 3차 티켓(8월 17일~28일) 중 김선호가 출연하는 회차는 모두 매진됐다. 앞선 두 차례의 티켓 오픈에서도 김선호가 출연하는 회차는 모두 매진됐다. 공연은 9월 18일까지다.

김선호는 12.7%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 전 여자친구에게 임신중지를 종용했다는 폭로가 나와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출연 중이던 KBS2 '1박 2일'에서 하차하고 광고 계약도 해지하는 등 파장이 일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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