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원 들여 '지속가능한 원전'에 필수인 고준위 방폐물 처리기술 확보 나선다

입력
2022.07.20 16:15
산업부, 고준위 방폐물 R&D 로드맵 초안 공개
지난 정부 관리기본계획 후속조치 구체화
고준위 방폐물 운반·저장·부지·처분 기술 확보
2060년까지 고준위 방폐물 영구처분장 건립


지속가능한 원자력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의 영구처분장 마련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가 2055년까지 1조4,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연구개발(R&D) 로드맵 토론회'를 열고 R&D 로드맵 초안을 꺼냈다. 고준위 방폐물의 안전 관리를 위해 갖춰야 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첫 번째 청사진인 셈이다.

R&D 로드맵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이 계획을 통해 2023년 고준위 방폐물 영구처분장 부지 선정 절차에 들어가 37년 후인 2060년까지 건립을 끝마치겠다는 일정을 발표했다. 앞으로 20년 안에 중간저장시설을 확보하겠다는 시간표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방폐물(사용후 핵연료)의 운반·저장·부지·처분 등과 관련해 3개 분과로 나뉜 산·학·연 전문가 35명이 고준위 방폐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필요한 기술 개발 및 확보 현황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①운반 ②저장 ③부지 ④처분 등 고준위 방폐물 관리를 위한 4대 핵심분야에 대한 국내 기술 수준, 기술개발 일정, 소요 재원 등을 파악해 로드맵 초안을 완성했다.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고준위 방폐물 안전 관리에 필요한 운반·저장·부지·처분 분야 104개 요소 기술과 343개 세부 기술을 마련할 계획이다. 104개 요소기술 중 22개는 이미 국내 기술력으로 확보했고, 49개는 개발 중, 나머지 33개는 개발이 필요한 상태다. 현재 선도국인 미국·스웨덴·핀란드 등과 비교해 운반 분야는 84%, 저장 분야는 80% 수준이지만 부지(62%)와 처분(57%) 기술 수준은 매우 낮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투자한 4,000억 원 외에 R&D에 9,002억 원,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구축에 4,936억 원 등 총 1조4,000억 원을 더 투자할 방침이다. 재원은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방폐기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운반·저장 기술 30개 중 아직 확보하지 못한 23개 기술은 국내 R&D(17개)와 국제 공동연구(2개), 해외 도입(4개) 등의 방식으로 2037년까지 모두 확보한다. 시간적으로 후순위인 부지 기술 28개 중 19개 기술은 2029년까지 국내에서 자체 개발하고, 46개 처분 기술 중 40개 미확보 기술은 국내 R&D(37개) 및 해외 도입(3개)을 통해 2055년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한 원자력 학계 관계자는 "친원전, 탈원전을 떠나 현재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원전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려면 영구적인 고준위 방폐장 관련 기술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고, 또 시급하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토론회 외에도 두 차례 더 토론회를 거친 후 핀란드, 프랑스 등 선도국뿐 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 경제협력개발기구 원자력기구(OECD NEA) 등 전문기관의 의견을 들어 올 하반기 중 R&D 로드맵을 확정할 방침이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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