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9석을 개혁 과제 완수에 써야 한다"며 민주당이 선명한 개혁을 통한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 생)인 박 의원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2년간 우리에게 요구받은 것을 못한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책임 소재만 따지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당의 가치를 되살리고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3연패(지난해 4·27 재보선, 대선, 지방선거)에 따른 책임론에 빠지기보다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실현하는 데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이재명 대세론'과 관련해선 "이 의원이 카리스마형 리더십을 갖췄다면 나는 '서번트 리더십'(섬기는 리더십)을 갖춘 후보"라며 "지금은 다양한 의제를 균형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받쳐줄 수 있는 리더십이 더 중요한 때"라고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당대표가 되면 어떤 개혁을 추진할 것인가.
"2년 전에도 '176석이 큰 성공이지만 위기의 시작일 수 있다'며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었다. 이번에는 우리가 약속한 것을 왜 못 했는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어 나왔다. 일례로 최저임금을 인상했을 때 중소기업·자영업자가 임금을 더 줄 여력이 없었다. 이런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 종사자 보호를 위한 법안, 입점 상인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도 처리해야 한다."
-개혁 과정에서 선명성과 확장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개혁 과제를 잘 추진하기 위해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부동산, 교육, 노동 등의 주제에 대해 정치인, 시민, 전문가 등이 참여해 1년 이상 토론하면서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당원, 국민과 소통하며 균형 잡힌 과제를 만들 수 있다."
-당원과의 소통도 이렇게 해결할 수 있나.
"현재는 당원이 의사 표시를 하기 어려운 구조다. 발언권이나 토론 요청권이 있지만 절차 규정이 없다. 참여가 더 쉬워진다면 편향된 의견을 가지거나 과다 대표된 당원의 목소리가 줄어들고 강성 당원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비상대책위원회에 청원 시스템을 제안했다."
-민주당이 필요로 하는 리더십은 무엇인가.
"앞에서 이끄는 카리스마형 리더십보다 뒤에서 받치고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다. 당의 가치와 정책을 구현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성과를 도출하면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많은 분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의제를 균형 있게 추진하기 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나는 카리스마형인 이 의원이나 학생회장 출신 97세대 주자들보다는 한 사람씩 설득해 나가는 서번트 리더십에 부합한 인물이다."
-이재명 의원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당내 우려가 크다.
"이 의원에 대한 사법 리스크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내용에 대해선 이 의원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고 스스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출마했을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이러한 네거티브를 부각하는 것은 당에 도움이 안 된다. 통합과 혁신을 말하면서 전당대회는 왜 과거 방식으로 치르려 하나."
-97세대 간 단일화 가능성은 있나.
"각자의 성장 배경과 정치 입문, 이후 행보가 다르다. 때문에 인위적인 단일화 효과는 없다고 본다. 다만 토론을 통해 당의 혁신 방향과 비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자연스럽게 단일화도 가능할 것이다."
-경쟁 후보에 비해 비교우위는 무엇인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은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 저는 검찰개혁, 중대재해처벌법, 차별금지법 등 그간 가치 실현을 위한 어려운 과제들을 떠맡아왔다고 자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