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예타 면제 추진, 졸속 우려된다

입력
2022.07.2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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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계획을 다시 짜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모든 노선의 임기 내 착공을 목표로 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며 “예비사업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획재정부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예타 같은 행정절차가 줄어들면) 2년 정도 개통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부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18일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GTX 추진 일정이 너무 느리다”며 “하루하루 출퇴근에 시달리는 수도권 국민의 절박함을 봤을 때 1, 2년 당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당기고 다른 부처들이 적극 협조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이번 업무보고 직전까지도 AㆍBㆍC 노선은 조기 개통 및 착공, DㆍEㆍF 노선은 임기 내 예타 완료가 목표였던 국토부는 ‘임기 내 전 노선 착공’을 위해 GTX 관련 일정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한 교통망 확충은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수도권 중심의 250만 호 이상 주택공급 계획을 감안해도 장래 수도권 주민의 출퇴근 불편 해소는 절실한 대책이다. 하지만 GTX처럼 노선 하나에도 수십조 원씩 예산이 드는 대형 사업이라면 동시에 그만한 경제성이 갖춰져야 하는 것도 마땅하다.

자연히 미래의 인구ㆍ가구 구조 변화, 교통 인프라 확충에 따른 수도권 집중 심화, 건설과정 전후 발생할 부동산 자극 부작용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교통수단 자체의 수익성도 고려해 정교하고도 지속가능한 교통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정부가 대형 공공 공사마다 필수 장치로 두고 있는 예타가 바로 그런 과정이다.

당장 급해 보이니 정해진 절차도 건너뛰고 하라는 식의 접근은 자칫 졸속 사업으로 귀결될 수 있다. 그로 인한 각종 부작용과 예산낭비 등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몫임을 정부는 유념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