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다음 달 대만을 공식 방문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한 만큼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FT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최근 중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대만을 방문해 지지를 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의 방문이 성사되면 1997년 공화당 소속 뉴트 깅리치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방문하는 현직 미국 하원의장이 된다. 미국은 대만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대만과의 군사·경제 협력은 지속해 왔고, 최근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진으로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악의적 도발"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었다.
시기적으로도 중국으로선 민감할 수밖에 없다. 8월 1일은 인민해방군 건군 기념일이고, 9월에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열린다. 당 대회서 3연임이 유력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하나의 국가, 하나의 당, 한 명의 영수'라는 선전 문구를 앞세워 '인민영수' 칭호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과 대만의 모든 형태의 공식 접촉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대만 독립주의자들에게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