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교수 "지금은 코로나 재유행 급증 시기...'더블링' 3주 더 갈 것"

입력
2022.07.18 13:00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새 변이 파급력 오미크론의 절반"
"전 인구 25% 감염 가능... 하루 확진자 30만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일주일마다 확진자가 2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18일 감염병 전문가인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앞으로 3주간은 이런 더블링 확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올 초 코로나19 대유행을 가져온 오미크론의 확산 형태를 분석할 때, 지금이 재유행 '급증' 단계를 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날부터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에 대한 백신 4차 접종을 시작한다.

정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대유행 때의 경험을 보면 더블링이 6주간 진행됐다, 지금은 3주째"라며 이렇게 말했다. 위중증 환자‧사망자 수도 지금보다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환자‧사망자 수는 유행의 정점보다 2, 3주 후행하는 지표"라며 "현재 추이는 상당히 안정적이지만 본격적인 유행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 조금 증가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새 변이인 BA.5의 파급력을 "오미크론의 절반 정도 규모"라고 예상했다. 오미크론(BA.1)이 기존 델타 변이보다 2, 3배 전파력을 지닌 데 반해, 스텔스 오미크론(BA.2)은 오미크론 전파력의 30~50%, 지금 유행 중인 BA.5의 전파력은 이보다 35%가량 빠른 점을 감안한 예상치다. 그는 "그럼 전체 인구의 25%는 충분히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변이 출현... 계량백신 도입 10월 넘길 수도

문제는 외국에 비해 한 달 정도 국내 확산세가 더뎠던 오미크론 유행 때처럼 하루 최대 확진자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정 교수는 "저는 그래도 하루 20만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전문가들이 말하는 일일 최대 확진자 수는 '일주일의 하루 평균값'인데, 우리나라는 화요일, 수요일에 확진자가 많아 체감은 25만, 30만 명도 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정 교수는 오미크론과 비교해 확진자의 위중증‧사망 확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데이터는 중증화율에서 (오미크론과) 별 차이 없다"며 "한 가지 다행은 재감염자의 중증화율은 많이 떨어지는 걸로 (보고)됐다. 예전보다 대응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국내 확인된 새 변이(BA.2.75, 일명 '켄타우로스')의 전파력은 BA.5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 내 확산 속도가 BA.5 대비 3.2배에 달했다. 정 교수는 "기존 변이들보다 더 면역 회피 반응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 초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던 환자가 BA.5에 재감염되고, 켄타우로스에 다시 감염되는 '재재감염'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새 변이가 잇달아 출현하면서 변이에 맞춘 계량백신의 출시도 당초 10월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 교수는 "(계량백신은) BA.1, BA.2에 대응하는 백신인데, BA.5가 나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은) BA.5 대응이 가능하게 (계량백신을 생산하도록) 권고하는 상태"라며 "그럼 (10월보다) 더 늦게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 코로나19 백신으로도 위중증‧사망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만큼, 우리 방역당국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50대 이상에 4차 접종을 권고했다. 정 교수는 "BA.5 변이가 당면해, (확진 시) 중증화를 막는 효과에 기대해야 해서 (50대 이상에 접종을) 권고한 것"이라며 "새 계량백신이 출시되면 기존 접종자를 고려해서 새 권고안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