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연준, 1%p 금리인상 부작용 우려…0.75%p 유력"

입력
2022.07.18 08:57
"급격한 금리 인상 경제 불안정 유발 가능"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도 영향 미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포인트가 아닌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연준 간부들이 오는 26~27일 정례회의를 앞두고 1%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몇몇 공개 석상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부들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제활동이 둔화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4일 아이다호주(州)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75bp(0.75%포인트, 1bp=0.01%포인트) 인상도 강력하다"며 "100bp를 올리지 않았다고 해서 연준이 할 일을 안 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해선 안 된다"고 했다. 연준은 지난달 15일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번에 1%포인트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게 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13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당초 전문가들의 전망치보다도 높은 9.1%를 기록해 연준이 1%포인트 금리 인상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 우려로 일부 연준 이사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5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너무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면 불필요한 경제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애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시장이 적응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1%포인트보다는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운다. 최근 발표된 미시간대의 7월 소비자태도지수에 따르면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5.2%로 지난달 5.3%보다 낮아졌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8%로 지난달 3.1%에서 떨어졌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다. 로런스 마이어 전 연준 이사는 "연준도 부담을 덜게 됐다"며 "그들은 1%포인트 인상을 하고 싶지 않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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