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측근 2명 해임… "공무원 반역·공모혐의 651건"

입력
2022.07.18 07:49
이반 바카노프 SBU 국장·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
"두 기관 구성원 러시아 협력 사례 많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검찰총장과 국가보안국(SBU) 국장을 해임하라는 행정 명령을 17일(현지시간) 내렸다. 두 기관에 속한 구성원 다수가 러시아에 협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에 이반 바카노프 SBU 국장과 이리나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을 해임하라는 명령이 게재됐다. 바카노프 국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소꿉친구'로, 과거 TV·영화 제작사 '크바르탈 95'를 함께 설립·운영했다. 베네딕토바 총장은 최근 러시아 전쟁범죄 수사·기소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행정 명령과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연설을 통해 "두 기관 구성원들이 러시아에 협력하는 사례가 많이 밝혀진 만큼, 고위 관리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검찰 및 정보기관 공무원들의 반역 및 공모 혐의 651건이 제기됐으며, SBU와 검찰에 속한 60명 이상이 현재 러시아 점령 지역에 남아 우크라이나에 맞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기관에서 생긴 문제가 다른 기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가 안보의 근간을 위배하는 이러한 범죄는 관계된 지도자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 부문과 법 집행 기관 소속 각 관리들의 특정 행동과 부작위는 평가될 것"이라며 "이에 상응하는 조사를 실시해 1차 결과가 나왔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카노프 국장의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고위 인사들이 그의 업무 수행에 불만족하고 있다는 설이 지난달 말부터 제기돼왔다. 한 관료는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의 업무수행에 매우 불만족하고 있으며 그를 해임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며 "그는 지금 필요한 위기 관리 기술이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렉시 시모넨코를 신임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장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