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간 이준석, 청년층과 4시간 정치토론… 2030세대 세력화 집중

입력
2022.07.18 00:08
"다음 행선지는 강원도" 광폭 행보 예고
18일 재심 청구 기한 앞두고 움직임 없어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부산에서 청년들과 열띤 정치 토론을 벌였다. 당 윤리위원회 징계에 불복 절차를 밟는 대신 전국을 돌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2030세대 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이 대표는 다음 행선지로 강원도를 예고했다.

이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무려 4시간이 넘게 당원들과 각자 가져온 음식을 먹으면서 정치와 정당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날 낮부터 저녁까지 최소 수십여명의 청년들이 이 대표를 에워싸고 공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대표는 "따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는 것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잠행을 이어가던 이 대표의 공개 행보는 지난 13일 광주 무등산 방문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를 받은 후 10일째인 이날까지 전국을 돌면서 지지층 다지기에 힘을 쏟고 있다. 당에서는 그의 동선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지 않지만, 호남을 시작으로 영남과 강원, 충청 등을 돌며 지지층과 교류를 이어나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대표는 당초 "언론노출 등을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기에 사전에 모든 일정을 공개하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던 입장이었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차기 행선지까지 공개했다. 그만큼 청년층과의 소통에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당규상 18일까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전날까지 재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징계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도 하지 않아 이 대표가 징계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보는 당내 시각이 많다. 내홍의 중심에 서기보다는 당원 확장을 통해 우군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대표의 정치적 재기는 경찰 조사에 달려 있다. 이 대표가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를 입증한다면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해 명예 회복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가 2030세대 남성을 중심으로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배경에도 이런 시나리오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