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충전 시대…전기 스쿠터 전쟁 시작됐다

입력
2022.07.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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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오토바이는 DNA모터스로 새 출발
농기계 업체 대동은 대동모빌리티 출범


2022 부산국제모터쇼 일반인 관람이 시작된 15일 벡스코 야외주차장.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운송업자 이승호(36)씨는 'DNA모터스'가 마련한 시승회장에서 전기 이륜차(스쿠터) EM-1을 직접 타본 뒤 "배달 전용으로 손색 없다"며 흡족해했다. 그는 "치솟은 휘발유 가격이 수익을 갉아먹는 판국에, 배달 업계도 전기 스쿠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고 했다.

부산모터쇼 현장에선 신형 전기차들만큼이나 전기 스쿠터 제조사들의 승부수가 돋보였다. 오토바이계 대부 격인 대림 오토바이의 새 이름 'DNA모터스'농기계 전문 제조사인 대동 계열의 '대동모빌리티'가 앞으로 수년 동안 전기 스쿠터 시장을 쥐고 흔들겠단 각오로 새 모델을 선보이면서다.



DNA모터스·대동모빌리티 내년 초 '새 모델' 정면승부



전기 스쿠터 업계 선발 주자로 꼽히는 DNA모터스는 이번 모터쇼에서 시판 중인 EM-1을 주력 상품으로 내밀면서, 올해 말 양산해 내년 초부터 판매할 예정인 신형 전기 스쿠터 ED-1을 처음 공개했다.

판매가 400만 원대 초반에 보조금이 적용되면 250만 원에서 구매했던 EM-1 가격보단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최고 시속 90㎞에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거리도 100㎞까지 가능하단 점에서 배달 업계의 관심이 높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도전장을 내민 대동모빌리티는 올해 12월 양산해 내년 초 판매를 목표로 하는 GS100을 '프리미엄 전기 스쿠터'라고 소개했다. ①USB 충전 단자는 물론 휴대폰 거치가 쉽게 설계했고, ②운전대 아랫부분엔 간단한 소지품을 담을 수 있는 수납 공간이, ③시트 아래엔 헬멧이 들어가고도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는 등 라이더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조한 내부 구성이 돋보였다.

대동모빌리티 관계자는 "배달 라이더 설문조사를 실시해 거기서 모은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며 "블랙박스까지 기본 사양으로 넣어 안전을 지키고 보험료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 또한 장점"이라고 했다. 다만 가격이 정가 540만 원 정도로 다소 높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300만 원대에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갈아 끼우는 배터리' 인프라 경쟁도 후끈



이번 모터쇼에선 두 회사 모두 카트리지형 배터리 인프라 확충 계획도 내놨다. 전기차처럼 특정 장소에 오래 멈춰 충전하는 게 아닌, 도심 곳곳의 충전 플랫폼에서 완충된 충전지를 곧바로 갈아 끼우고 달릴 수 있는 충전 방식이다. 교체 시간은 1분 안팎. 두 회사 모두 48볼트 30암페어 용량 배터리를 직렬로 연결해 최대 96볼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

삼성SDI 배터리를 채택한 DNA모터스는 KT와 손잡고 기존 공중전화 박스를 활용한 'D스테이션'을 배터리 교체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DNA모터스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부천, 성남시에만 현재 120곳의 D스테이션을 마련했다"며 "수도권 충전 인프라를 연말까지 300곳까지로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대동모빌리티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배터리 부스를 늘릴 계획"이라며 "편의점과 공공시설 등에도 설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