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환자 1위 암’ 갑상선암, ‘착한’ 암 맞나?

입력
2022.07.16 06:40
[전문의 건강 칼럼] 전민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최근 5년 간 젊은이(15~34세)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1위 암은 갑상선암이다. 암 진행이 느리고 사망률도 크게 높지 않아 ‘거북이암’ ‘착한 암’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갑상선(甲狀腺)은 흔히 목젖이라고 불리는 갑상선 연골에서 2~3㎝ 아래에 있는 나비 모양을 한 장기이다.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해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 들면서 갑상선에 혹이 많이 생기는데, 대부분은 양성이지만 드물게 악성인 경우가 있다. 이를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갑상선암은 한 가지 종류만 있는 것은 아니고 여포암, 유두암, 미분화암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95% 이상은 분화도가 좋은 갑상선 유두암이다.

갑상선 유두암은 초음파에서 아주 특징적인 모양을 띄기에 초음파검사로 아주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갑상선암 증상은 크기가 4㎝ 이상 커져 기도나 성대 신경을 압박하거나 침범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증상이 있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갑상선암은 대부분 무증상인 상태에서 건강검진에서 시행한 갑상선 초음파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갑상선 초음파검사에서 갑상선암이 의심되면 초음파 유도하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가느다란 주사기를 갑상선 결절에 넣어 세포를 뽑아내거나 조직 검사용 굵은 바늘로 갑상선 세포를 떼내어 병리 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이다.

가장 기본적인 갑상선암 치료법은 수술로 갑상선암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정상 갑상선 조직도 같이 제거하게 된다. 또한 수술 후 갑상선암 병기에 따라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치료로 갑상선 조직을 모두 제거하면 우리 몸에 생리적으로 꼭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이 생성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갑상선호르몬을 평생 투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예후가 좋은 저위험 갑상선암은 수술 범위를 최소화해 가능한 한 갑상선 엽절제술만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경우 대부분 수술 후 추가적인 치료나 갑상선호르몬제 보충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재발률은 매우 낮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이보다도 치료를 더 최소화해 진단 당시 곧바로 수술하지 않고, 갑상선 초음파 추적 검사로 6개월~1년 간격으로 경과를 지켜보는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는 적극적 감시라고 칭하며 암종 지름이 10㎜ 이하면서 주변 장기나 림프절로 침범이 의심되지 않는 저위험 미세 갑상선 유두암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갑상선암 예후는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다. 55세 미만이라면 광범위하게 전이돼도 치료 반응이 좋아 1~2기로 분류가 된다. 3~4기의 갑상선암은 55세 이상에서만 진단된다. 따라서 젊은이에게서 발생한 갑상선암은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망률이 낮다고 무조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함정이 있다. 치료 반응은 좋지만, 수술 당시에 청소년 및 젊은 갑상선암 환자들에게 광범위한 림프절 전이 또는 원격 전이가 동반돼 있을 때가 더 흔히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전이 병변이나 재발 병변에 대한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치료 후유증도 크게 발생한다. 또한 적극적 감시 요법 중 갑상선암의 빠른 진행도 젊은 환자에게 더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젊은 나이의 환자에게 생긴 갑상선암이 무조건 착하다고 믿고 갑상선암 치료를 무작정 미루거나 적절한 검사나 감시를 하지 않는 것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될 위험이 있다.

최근 갑상선암 치료는 갑상선암 상태와 환자 선호도를 고려해 매우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젊은 환자에게 발생한 갑상선암은 전체적으로는 치료가 잘 되고 완치율도 높지만, 치료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갑상선암을 초기 치료에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진단 당시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 후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갑상선암 재발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