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하나인 BA.2.75(일명 켄타우로스)의 확진자가 1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변이인 BA.4나 BA.5보다 전파력과 면역 회피 특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켄타우로스 변이가 발견된 국가는 미국, 호주, 독일, 영국,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등 16개국. 국내 첫 확진자는 최근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이미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켄타우로스 변이는 5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16개국으로 확산됐다. 공식 분류 기호는 BA.2.75다. '스텔스 오미크론' BA.2에서 갈라진 75번째 자손이라는 의미다. 기본적으로 스텔스 오미크론의 특징을 가졌지만 BA.2.75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변이가 36개인 것으로 분석된다. 28개인 BA.2에서 8개 부위에 추가 돌연변이가 생겼다. 기존 변이와 확연히 달라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수(半人半獸)인 '켄타우로스'란 이름이 붙었다.
문제는 전파력이다. 돌연변이가 많을수록 백신이나 자연감염으로 얻은 면역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고 재감염을 일으키기가 쉬운데, 앞서 설명했듯 켄타우로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는 기존 변이들보다 많다.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 내 확산 속도가 BA.5 대비 3.2배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달 7일 BA.2.75를 BA.5와 마찬가지로 '우려변이'로 지정했다. 해외 연구진은 켄타우로스가 BA.5보다 돌연변이가 더 많아 백신이나 자연면역을 무력화시키는 수준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켄타우로스의 돌연변이 부위는 BA.5와 거의 겹치지 않는다. 올 초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던 환자가 BA.5에 재감염되고, 켄타우로스에 다시 감염되는 '재재감염'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확진자도 재감염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비슷한 상황, 우리는 이미 경험한 적 있다. 올 초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국내 최대 확진자 62만1,142명이 나온 3월 17일, 그때가 바로 전파력 강한 새 변이 2개(오미크론 변이,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동시에 유행했던 시기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벌써부터 BA.5와 BA.2.75가 동시에 확산할 경우 재유행을 넘어 대유행까지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재유행 정점을 하루 15만~20만 명을 예상했지만,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유행 상황이 악화하면 8월 중 30만 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만 켄타우로스의 치명률과 중증화율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에서는 BA.2.75가 전염성은 강하지만 위중증이나 사망 위험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질병청은 "BA.2.75는 전파력 증가와 면역 회피 가능성이 있어 국내 발생과 해외 유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